법원 “파리바게뜨 노사협약 유효”…가처분 판단 뒤집혀

김지환 기자
피비파트너즈·화섬식품노조 관계자들이 2022년 11월 노사협약 체결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화섬식품노조 제공

피비파트너즈·화섬식품노조 관계자들이 2022년 11월 노사협약 체결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화섬식품노조 제공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가 2022년 사측과 체결한 노사협약이 유효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 노사협약은 단체협약이 아닌 데다 교섭대표노조의 단체교섭권을 침해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민사3부(재판장 송인권)는 14일 한국노총 피비파트너즈노조가 피비파트너즈·화섬식품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노사협약 및 부속협약 무효확인소송에서 피고들의 손을 들어줬다.

‘파리바게뜨 사회적 합의 이행’과 노조 탄압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해 온 SPC그룹 자회사 피비파트너즈와 파리바게뜨지회는 2022년 11월 노사협약을 체결했다. 지회가 서울 서초구 SPC 본사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인 지 1년4개월 만이었다.

노사는 이 협약에 따라 사회적 합의 발전 협의체를 꾸려 합의 발전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파리바게뜨 사회적 합의란 2018년 파리바게뜨와 민주노총·한국노총 산하 노조, 가맹점주협의회, 더불어민주당·정의당, 시민단체들이 맺은 것이다. 사측이 2017년 제빵기사 등 5000여명의 불법파견과 임금체불 등 문제 개선에 나서는 조건으로 수백억대 과징금을 유예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협약에는 피비파트너즈 대표이사가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사과하고 책임자를 인사조치한다는 약속도 담겼다.

교섭대표노조인 피비파트너즈노조는 이 협약이 교섭대표노조의 단체교섭권·단체협약체결권을 침해했다며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법원은 지난해 2월 이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본안 소송에서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우선 이 노사협약이 실질적인 단체협약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회사가 2022년 당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부하지 않았던 점, 피비파트너즈와 화섬식품노조 간 노사협약에 단체협약 내용과 충돌할 여지가 있는 내용은 제외된 점, 노사협약의 주된 내용은 사회적 이행과 관련된 피비파트너즈와 화섬식품노조 간 오랜 분쟁을 끝내기 위한 것이라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또 노사협약이 교섭대표노조의 단체교섭권·단체협약체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교섭대표노조의 단체교섭권을 이유로 교섭대표노조가 되지 못한 노조가 회사와 노사관계를 협의하는 것 자체가 항상 금지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사회적 합의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을 협의하기 위해 피고들이 노사협약상 사회적 합의 발전 협의체를 여는 것은 교섭대표노조의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 또는 체결된 단체협약의 구체적인 이행 과정으로 볼 수 없다”고 했다.

파리바게뜨지회를 대리한 법무법인 오월 손명호 변호사는 “교섭대표노조의 대표권이 당연히 노사관계 전반에까지 미친다고 볼 수 없다는 점을 재확인한 판결”이라며 “복수노조가 허용되는 시대에 교섭대표노조가 있다 해도 소수노조도 사용자와 독자적으로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이 아닌 대화를 할 수 있고, 그와 관련된 협약을 체결할 수도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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