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심위 설계’ 박준영 변호사, 김건희 여사 수심위에 “논의 불투명했다”

김혜리 기자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김창길 기자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김창길 기자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 도입 논의에 참여했던 박준영 변호사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 사건에 대해 지난 6일 개최된 수심위 논의 과정이 불투명했다고 지적했다. 국민 신뢰를 제고하자는 제도 도입 취지와 배치되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취지의 지적이다.

2018년 검찰개혁위원회에서 수심위 제도 설계에 참여한 박 변호사는 지난 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누가 심의위원으로 들어갔는지 알 수 없고, 회의 과정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고갔는지에 대한 기록 자체를 남기지 않았으며, 의결 결과 찬반이 몇 명이었는지도 공개하지 않았다”며 “‘수사팀과 변호인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심의해 불기소처분으로 의결했다’는 결론만 공개한 지식인들(전문가)의 논의 결과를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겠냐”고 비판했다.

박 변호사는 “회의 이전에 어떤 장소에서 ‘수사기록’을 열람할 수 있게끔 했다는 기사를 보지 못했다”며 “한 쪽의 정보가 우위인 상황에서 회의에 참여한 위원들이 수사팀과 김 여사 변호인의 논리를 넘어서는 판단을 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적었다. 그는 사건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 수사팀과 김 여사 측과는 대립되는 ‘가방 공여자’ 최재영 목사 측의 사실 및 법리 주장 역량이 부족해 보인다며 “기록에 대한 공정하고 충분한 검토 없이 ‘종합적 고려’가 가능한지 의문”이라고도 했다.

박 변호사는 “검찰개혁위원회에서 수심위 도입을 논의할 때, 이렇게 형식적으로 운영될 것으로 예정하지 않았다”며 “신뢰 회복을 위해 도입한 제도의 운영을 이런 식으로 하면서 제도의 취지와 논의 결과의 권위를 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계속 이렇게 운영하는 것보다 더이상 세금을 쓰지 말고 폐지하는 게 나아보인다”고도 했다. 그는 “‘절차와 과정’이 치밀하고 공정하고 투명해야 ‘신뢰’를 이야기할 수 있다”며 “위원회가 여러 사람의 지혜를 모으는 장점도 있지만 책임이 희석되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은 것 같다. 이 책임성을 확보하는 방법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검찰 수심위는 검찰이 외부 전문가 위원들에게 특정 안건에 관한 의견을 구하는 절차다. 150~300명의 외부 전문가 위원 중 무작위 추첨으로 15명을 선정하고 현안위원회를 구성해 심의한다. 지난 6일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 사건을 심의한 수심위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의 수사 결과와 마찬가지로 불기소를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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