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조직적으로 사법·수사 방해···공분 일으켜”
김호중 “과거 선택 후회돼···실수 반복하지 않겠다”
검찰이 뺑소니 혐의 등으로 기소된 트로트 가수 김호중씨(33)에게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다”며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최민혜 판사 심리로 열린 김씨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위험운전치상) 등 혐의 결심 공판에서 김씨에게 징역 3년6개월을 구형했다. 증거인멸을 도운 혐의 등을 받는 이광득 전 생각엔터테인먼트(현 아트엠앤씨) 대표와 본부장 전모씨에게는 각각 징역 3년, 김씨의 매니저 장모씨에게는 징역 1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주취 상태에서 중앙선을 침범한 과실로 사고를 야기해 과실이 중한 점, 피고인들이 조직적으로 사법방해 행위를 한 점, 수사를 방해하고 국민적 공분을 야기한 점을 참작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김씨는 지난 5월9일 술을 마시고 서울 강남구 신사동 도로에서 차를 몰다 택시를 들이받은 뒤 도주하고, 장씨에게 대신 자수를 시킨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김씨는 잠적했다가 17시간 뒤 경찰에 출석해 운전 사실을 인정했다. 음주 의혹에 대해선 사건 발생 10여일이 지나 시인했다. 검찰은 김씨가 시간 간격을 두고 여러 번 술을 마셔 음주 수치를 특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음주운전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이 전 대표와 전 본부장은 사고 은폐를 위해 장씨에게 블랙박스를 제거하라고 하고, 장씨에게 본인이 운전한 것처럼 보이도록 김씨의 옷으로 바꿔 입으라는 등 허위 자수를 지시했다. 장씨는 차량 블랙박스에서 메모리 카드를 꺼내 화장실 변기에 버려 증거를 인멸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미리 준비한 종이를 두 손으로 든 채 최후진술을 했다. 그는 “현재 이 시간까지 와 보니 더욱 그날의 선택이 후회되고 반성하게 된다”며 “열 번 잘하는 삶보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삶을 살아가려 노력하고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제 동생들은 그렇게 나쁜 동생들이 아니다. 선처를 꼭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김씨는 양복을 입고 목발을 짚은 채 법정에 들어섰다. 결심공판 직전 진행된 보석 심문에서 김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오래 전부터 앓아온 발목 통증이 악화돼 극심한 고통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대중에 잘 알려진 연예인으로서 도망할 우려도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5월 증거인멸 우려 등으로 구속된 뒤 지난달 21일 법원에 구속을 풀어달라는 보석을 청구했다. 보석 결과는 추후 결정될 예정이다.
그간 김씨의 재판에는 팬들이 몰려오면서 방청석에 앉기 위한 ‘자리 경쟁’이 벌어졌다. 이날도 재판 시작 1시간 전부터 팬들이 모여 30명 넘는 인원이 재판정 밖으로 줄을 길게 늘어섰다. 한 팬이 순서에 맞게 줄을 서지 않으면서 “양심껏 행동하라”고 외치는 등 소란이 일기도 했다.
김씨 등 피고인들에 대한 선고는 오는 11월13일 나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