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관계자 “입시개혁 대학 비협조로 실패”

대학 입시를 총괄하는 교육인적자원부 실무 책임자가 정부의 2008학년도 대학입시 개혁이 실패했다고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사교육비를 줄이고 고교 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 대학수학능력시험 비중을 낮추고 내신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대입 제도를 개혁하려 했으나 대학들의 비협조로 결국 실패했다는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14일 “여러 차례 서울대와 연·고대 등에 학생부 반영 비율을 높일 것을 부탁해 왔지만 결국 수용되지 않았다”며 “참여정부가 2004년 야심차게 사교육 문제 해결을 천명했고, 국민 기대도 컸지만 결국은 실패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대가 2005년 상반기에 통합형 논술을 추진하겠다고 하면서 주요 사립대들이 논술과 수능 비중을 높이는 쪽으로 움직였다”며 “그러다 2006년 8월 주요 7개 대학(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양대)이 2008년 대입전형에서 학생부 40%, 수능 40%, 논술 20%를 기준으로 한다고 공동발표하고 지난해 연대 등이 논술 예시문항을 내놓으면서 도저히 공교육에서는 해결 안된다는 인식이 퍼져 논술 광풍이 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번에 고려대가 내신은 변별력이 없으니 정시 모집인원의 절반을 수능으로 우선 선발하겠다며 수능 중심으로 돌아섰고, 다른 대학들도 다같이 움직이고 있다”며 “정부로서는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고려대와 연세대, 이화여대 등은 올 대입 정시모집에서 수능 성적만으로 모집인원의 50%를 우선 선발하기로 했다. 신입생 4명 중 1명은 수능 성적으로 우선 선발하겠다는 것으로 외국어고 등 특목고 학생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전형 방법이다.

그러나 이는 2008학년도 입시안의 개선 방향을 처음 발표한 2004년도 정부 방침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그동안 교육부는 ‘수능 9등급제’가 도입돼 수능 비중이 약화되고, 각 대학들이 내신 성적을 50% 이상 반영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2008학년도 입시가 고교 교육 정상화에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또 김진표 전 교육부총리 등 교육부 수뇌부는 여러 차례 공식석상에서 “외국어고 등 특목고가 2008학년도 이후부터는 입시에서 불리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번에 대학들이 특목고 학생들에게 유리한 전형을 내놓음으로써 교육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만 추락하게 됐다.

〈최민영·선근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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