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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옥 인터뷰 “빚 있어야 파이팅, 부유한 학생들에게 한 말"

장은교 기자

안양옥 한국장학재단이사장(59·사진)이 4일 취임 후 처음으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국가장학금 무이자대출 비율을 늘려야 한다고 설명하며 “빚이 있어야 파이팅도 생긴다”라고 말한 것이 큰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경향신문은 5일 오후 안 이사장과 전화인터뷰를 통해 발언의 진위를 물었습니다.

안양옥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안양옥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안 이사장은 자신의 발언이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부유한 경제력을 가진 부모를 둔 대학생들이 과도하게 부모에게 의존하지 말라는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안 이사장은 “국가에서 장학금 대출을 해주니, 부자 부모를 둔 학생들도 대출을 받아서 다니라는 뜻”이라며 “사회 양극화를 막기 위해 부유한 부모를 둔 학생들이나 가난한 학생들이나 동일 선상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안 이사장은 “부유한 부모를 둔 학생들 중에는 부모의 후원과 지원을 받다 보니 취업할 곳이 있는데도 안 하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했습니다. “모든 학생들이 다 빚쟁이가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런 뜻은 아니다”라며 “18세 이후가 되면 부모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하는 사회 정신 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안 이사장의 생각에 동의하시나요? 발언의 참뜻을 독자 여러분이 직접 판단할 수 있도록 전화 인터뷰 전문을 공개합니다.

<인터뷰 전문>

-(경향신문) “어제 무이자 장학금 대출 얘기하면서 ‘빚이 있어야 파이팅이 생긴다’라고 말씀하신게 맞습니까.”

=(안양옥 한국장학재단이사장) “그 뜻을…조금 과도하게…그 부분을 다이렉트로 했는데…제 뜻은 뭐냐면요. 한마디로 얘기하면 좀 공평하게 해야한다는 거죠. 그러니까 지금 굉장히 사회경제적 배경이 높은 분들은요. 2세들에게 좀 과도한 지원을 하잖습니까. 기러기 아빠 만들면서 외국으로…그러니까 저는 개인적으로 서양의 경우는 18세 이후가 되면요. 록펠러 2세도 사실 대학은 스스로 다니거든요. 그런 차원에서 보면 모두 다 대학을 시작할 때 18세 이후에는 좀 동등한 출발선상에서 고등교육 수혜를 받은 분들은 사실 대학을 못간 분들에 비해선 혜택을 받지 않습니까. 교육받을 기회를 갖고…그런데 우리 사회가 너무 양극화되니까 부모 지원을 받는 형태로, 부모가 이제 무작정 지원을 해주는 형태가 되니. 결국 계속 양극화가 평생 가는 것 아닙니까. 그걸 극복하는게 국가장학금의 본질이지 않습니까. 약자들에게 과도한 대학등록금의 보전을 해주자는 차원에도 반값 등록금 제도가 생겼고 이제 국가장학금으로 바꿨지만…국가장학금을 하는데…어떤 학생들은 다 막 부모가 과도한 지원을 해주니…부모가 지원 없이…그걸 뭐 강제할 수 없지만 민주 자본주의 사회에서…그래도 그런 운동을 펼치자는 거죠. 제 얘기는… 이제는 우리 사회도 소득 100세 사회에…18세 이후가 되면 빈부 관계 없이 아무리 부를 많이 갖고 있다고 해도 공평하게 좀 출발할 수 있도록…그럼 사회적인 빚을 국가가 지금 이제 대출도 해주고 생활비도 지원해주고 국가장학금도 지원해주지 않습니까. 국가장학금은 안받더라도. 부자들도 좀 부자인 부모를 가진 학생들도 대출받아서 좀 다녀라 그런 뜻입니다.”

-(경향)“부모에게 더이상 손벌리지 말고 부유한 배경을 가진 학생들도…”

=(안)“네. 국가에서 이렇게 지원을 해주니까 그걸 지금 이자지원을 지자체를 통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어요. 저희가…그 지자체와 교섭을 해가지고 그 지역에 있는 학생들...이자만 감면하면 원금만 갚으면 되지 않습니까.”

-(경향)“그러니까 무이자로 대출을”

=(안)“근데 국가가 거기까진 여력이 없으니까…못하니까. 중앙정부에선 못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저희가 노력해서 재단이 계속 그것을 발전시켜나가고 있어요. 그걸 해주면 사실 원금만 나중에 갚게 되는 형태가 되지 않습니까.”

-(경향)“그러면 지금 소위 부자 부모를 가진 학생들도 무이자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하는게 확정 된건가요.”

=(안)“아닙니다. 그건 지금 어떻게 돼있냐면 일부 지자체에서 학생들에게 이자 감면을 협약을 맺고 가고 있어요. 국가가 그것까진 해줄 수 없잖아요. 지자체와 학생들에게 대해서 그렇게 하자는 거고…제가 지향하는 것이 그 기사에 본질이 빠져있는데…아까 말씀드린대로 동등선상에 놓자 이거에요. 제가 얘기하는 건 사회적 운동을 벌려야 한다는 거죠. 부모들이 자기 자식 하나 둘이면 아이에게 부를 다 집중시키니까. 고등교육에 부를 다 집중하니까.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없다. 정신운동을 펼쳐야된다는 거죠. 이제 부를 가진 사람들도 자기자식에게 진짜로 모럴 헤저드를 안 갖게 하려면 국가에서 대출도 해주니까…니들도 이제 18세 이후에는 대출받아서 대학을 다녀라. 그래야 동등한 관계가 형성되지 않겠습니까. 아무리 등록금을 사회적 약자들에게 소득분배를 해줘도 대출생활비까지 해줘도 가난을 반복할 가능성이 많아요. 한쪽은 다 부를 집중시켜놓으니. 저는 그러니까 모든 대학생들이 동등한 관계를 형성하자. 그 정신운동을 하자. 그 정신운동의 일환으로 국가사회적 운동정신이 우리 사회의 상층부에도 실현이 된다면 이자 감면을 해줄 수 있는 것 아니냐. 소득계층이 높은 아이들도 등록금 대출받아서 다녀랴 이거죠.”

-(경향)“부모에게 손벌리지 말고 대출을 받아서 대학을 다녀야 된다?”

=(안)“그렇죠. 그게 핵심입니다.”

-(경향)“그렇게 되면 부모들의 부담은 일시적으로 줄 수 있지만, 모든 대학생이 다 빚쟁이가 되라는 거잖아요.”

=(안)“지금 허 참…모든 대학생이 빚쟁이가 되는 게 아니고. 제가 생각하는 것은 그런 정신이 있어야지…사실 요즘 대학을 고등교육을 수혜를 받고 취업을 하려고 하는데 기대수준이 자꾸 높아서…취업 직업군이 없는게 아니라. 다 취업을 안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제가 보기에…부모로부터 후원을 받고 지원을 받아서. 하나 둘 낳으면서 그건 우리뿐 아니라 일본도 그런 사례가 있는데요. 저는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데 있어서 모든 대학생이 빚쟁이가 되라고 하는게 아니라. 소득계층이 높은 학생들이 부모로부터 다 지원을 받으면 동등선상에서 고등교육에 경쟁시스템이 안된다는 거죠. 제 얘기는.”

-(경향)“어제 그럼 ‘빚이 있어야 파이팅이 생긴다’는 말씀은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한 얘기가 아니라 부모에게 지나치게 경제적으로 의존한 학생들에 대해 말씀하신 걸로 이해하면 되나요?”

=(안)“그렇죠. 그겁니다. 그거. 그거에요. 모든 학생이 빚지라고 하는게 아니라. 고등교육을 받는 분들은 직업 선택의 폭도 넓고 가능성이 다 있지 않습니까. 우리사회에…그리고 서구사회의 합리적 보조 중에 우리가 안되는 것은 과도한 교육열이기도하고 자식애가 강해서요. 18세 이후에도 죽을 때까지 자식을 서포트하는 그 문화가 양극화를 더 어떻게 보면 계속 유지하는 기제 중에 하나일 수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우리 사회가 자식애가 강하잖아요. 서양이라고 자식애가 없겠습니까만은. 다른 문화는 서구문화를 받아들였는데 18세 이후에 자립하는 문화는 우리사회에 강조되고 있지 않은 부분 아닙니까.”

-(경향)“아무튼 학생들이 부모로부터 독립심을 가져야 한다 그런 부분을 강조한 말이라는…”

=(안)“사회경제적 배경이 높은 학생들에게 사실은 제가 강조를 한 것이요. 그걸 통칭해서 모든 대학생이 빚지라 그런 얘기가 아니라는 거죠. 이해가 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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