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100 대 학생 6’ 투표 반영 비율 학내 구성원 요구와 달라
학생들 “충분한 협의 안 해”
방학인 2월 중 선출도 반발
이화여대가 지난해 ‘평생교육단과대학’ 설립에 반발한 학생들의 장기 점거농성 사태와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 입학비리 등으로 최경희 전 총장이 사퇴하자 새로운 총장 직선제를 도입했지만 학생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학교 측이 여전히 교수 중심의 일방적인 총장 선출 방식을 마련했다는 것이 학생들이 반발하는 이유다.
이대 학생들은 18일 서울 서대문구 이대 법인행정동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채 교수들이 대부분의 투표권을 갖는 총장 선출 규정을 가결한 학교법인 이화학당 이사회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이화학당 이사회는 회의를 열어 총장 직선제를 담은 ‘총장 후보 추천에 관한 규정’을 가결했다. 새로운 규정은 교수·교직원·학생·동문의 투표 반영 비율을 100 대 12 대 6 대 3으로 정했다. 이 투표로 2명의 후보를 추린 뒤 이사회 회의를 통해 최종 1명을 선출한다.
그러나 교수·학생·교직원의 투표 반영 비율을 1 대 1 대 1로 할 것을 요구해 온 학생들은 “이사회 측이 충분한 협의 절차도 없이 결론을 내렸다”고 반발했다.
총장 선출 시기도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지수 이대 총학생회장은 “이사들이 오는 2월 이내에 총장을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2월은 방학 기간으로 교내에 있는 학생들이 적기 때문에 선출을 개강 이후로 연기해 학생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야 한다”고 했다.
이대는 2014년까지 재학생은 배제한 채 이사회에서 총장을 선출해 오다가 최 전 총장 사퇴를 계기로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새로운 총장 선출 방식을 도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