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교사 10명중 6명 “수능 수학 절대 평가 전환…시험 범위도 축소해야”

이호준 기자
지난 6월 실시된 모의평가에서 학생들이 1교시 문제를 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월 실시된 모의평가에서 학생들이 1교시 문제를 풀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2025년부터 적용될 2022년 수학과 교육과정 개편에서 ‘행렬’ 등 소위 4차 산업혁명 대비 과목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가운데 일선 수학교사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고등학교 수학이 너무 어려워 ‘수포자’가 양산되고 있는만큼, 오히려 수학 난이도를 낮추고, 수학능력시험의 평가 방식도 절대평가로 바꿔야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29일 현장 수학교사들로 구성된 수학교사모임연합의 자료를 보면 ‘2022 수학과 교육과정 개정’에 대해 수학교사 160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설문조사 결과 수학교사들은 현재 가장 시급한 평가 개혁으로 ‘수능 수학 절대 평가’(57.6%)를 꼽았다. 이어 ‘내신 수학 절대평가’(19.4%)와 ‘수능 수학 논술형 전환’(10%), ‘내신 수학 논술형 전환’(5.6%) 등의 순이었다.

수학교사모임연합에 따르면 수능 영어가 절대평가로 변경된 이후 풍선효과로 수능 수학 성적을 통해 변별해야 한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연합 관계자는 “상위권 학생을 변별하기 위한 고난도 수학 문제가 출제되면서 사교육이 필수가 됐고, 선행 학습한 학생들이 많아지면서 수학교실은 배움의 기쁨을 잃어버린지 오래”라며 “학생들의 수학실력 양극화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수능 수학을 절대평가로 전환, 1등급을 변별할 고난도 문제를 내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교육과정 개정과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연합측은 주장했다. 설문에 참여한 수학 교사 55.7%는 또 수학 수능 시험 범위는 현재보다 선택과목(미적분, 확률과 통계, 기하)의 일부 삭제 또는 전면 삭제 등 축소를 주장했다. 역시 학생들의 불필요한 학습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시험 범위도 축소하자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는 셈이다.

반면 고1 수학 공통과정에 행렬을 포함시키려는 정부의 계획과 관련해서는 수학교사 66.3%가 공통과목이 아닌 선택과목에 포함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융합선택과목으로 가르쳐야 한다는 응답이 45%, 일반선택과목 21.3%, 고1 공통과목 19.4% 순으로, 지금처럼 아예 가르치지 않아도 된다는 응답도 13.7%나 됐다. 설문에 참여한 교사의 65.3%는 고 2, 3학년 과정인 선택과목에서 행렬을 가르쳐도 된다고 응답했는데, 교육부가 검토중인 고1 수학에 행렬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는 교사는 20%가 되지 않았다.

수학교사모임연합은 “미래사회를 준비하기 위한 수학교육보다는 수학이 어렵고 흥미가 없어 엎드려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수포자 해결을 위한 제도적 개선을 우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현장에서 훨씬 더 많았다”면서 “이를 위해 수학이 변별도구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수능과 내신 수학 절대평가, 더 나아가 수능 자격고사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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