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 더 공정? 서울대 정시입학 78.4%가 수도권 출신

올해 서울대에 입학한 정시모집 합격자 10명 중 8명 가까이가 수도권 출신으로 나타났다. 수능 위주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정시 모집이 일견 공정한 것처럼 인식되고 있지만 오히려 지역간 격차를 심화시키는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2021학년도 서울대 신입생 최종 선발결과 분석’ 자료를 보면 정시모집 합격자의 78.4%가 수도권 출신이다. 5대 광역시 출신은 9.9%, 기타 도지역 출신은 11.7%에 그쳤다.

이는 인구 비례적 측면은 물론, 서울대 수시전형과도 큰 차이를 보이는 수치다. 지난해 기준 수도권에 거주하는 고등학생의 비율은 48.6%다. 또 2021학년도 서울대 수시모집(학생부종합전형) 합격자 가운데 수도권 출신은 55.8%를 차지한다. 수시모집 합격자 중 5대 광역시 출신은 20.9%, 기타 도지역 출신은 23.3%로 나타났다. 서울대의 경우 수시는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정시는 수능 위주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교육 불공정을 해소하겠다며 ‘주요 대학 정시모집 확대’를 발표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들께서 가장 가슴 아파하는 것이 교육 불공정”이라며 “정시 비중 상향을 포함한 입시제도 개편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서울대 입시 결과는 정시 모집이 오히려 수도권 출신 신입생 쏠림 현상으로 나타난 셈이다.

이에 강 의원은 “우리사회에서 수능이 객관적이고 평등한 입시방안인 것처럼 여겨지는 경향이 있는데, 실제 지표를 확인하면 수능 위주의 입시가 오히려 지역 격차나 교육불평등을 발생·증폭시키는 측면이 훨씬 크다”고 지적했다.

오세정 서울대 총장도 지난 14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많은 사람들이 수능의 객관성을 인정하지만, 실질적 공정의 문제는 단순한 객관성과는 다른 문제”라며 “교육 인프라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현실에서 수능만으로는 지역 격차를 줄이기 쉽지 않다”고 않다. 서울대는 지역 격차를 완화하기 위해 2023학년부터 정시모집에도 지역균형전형을 도입한다.

강 의원은 “수시에서는 교육 여견 격차를 인정해 지역균형·기회균형 등 다양한 전형을 운영했던 것과 달리, 정시에서는 오직 수능만으로 지원자를 줄 세웠다”며 “서울대의 정시 지역균형전형 도입이 기존 전형에 실질적 공정이라는 가치를 더하는 시도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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