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과 첫 통합수능 ‘불수능’이었다…전과목 만점자 단 1명

이호준 기자

국·영·수 모두 예년보다 어려워

영어 1등급 비율 12%→6%급감

성적표 10일 오전 9시부터 출력

수능시험이 끝난 지난달 18일 서울 중구 이화외고에서 학부모가 자녀를 안아주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수능시험이 끝난 지난달 18일 서울 중구 이화외고에서 학부모가 자녀를 안아주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지난달 18일 문·이과 통합체제로 처음 치러진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국·영·수 모두 예년보다 어려운 불수능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 만점자는 전년 대비 급감했고, 절대평가인 영어 1등급 비율도 반토막이 났다. 수학에서는 문·이과 수험생의 격차가 두드러졌다. 수험생 44만8138명 가운데 전과목 만점자는 단 1명에 그쳤다.

■국어 역대 2번째 불수능, 영어 1등급도 반토막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2학년도 수능 채점결과를 발표했다. 개인별 성적통지표는 10일 배부된다.

앞서 평가원은 코로나19에 따른 수험생 학습결손이 크지 않다는 분석을 바탕으로 예년 수준에서 출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점수로 확인된 이번 수능 난이도는 상당히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 영역 표준최고점수는 149점이었다. 지난해 144점보다도 5점 더 높은 점수로, 역대 가장 어려웠다는 2019학년도 수능(150점)에 이어 두 번째로 어려운 불수능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표준점수는 난도가 높을수록 최고점이 높아지기 때문에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을수록 어려운 시험으로 평가된다. 표준점수 최고점을 받은 인원은 28명에 불과, 151명이던 지난해의 5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수학 영역 표준점수 최고점도 147점으로 지난해 137점(수학 가·나형) 대비 10점 상승했다. 다만 체감난이도는 인문계열과 자연계열 학생들 사이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문·이과 통합수능 체제로 바뀌면서 자연계열 학생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시험이 쉬워진 반면, 인문계열 학생에게는 시험이 매우 어려웠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평균은 낮아지고 표준점수 최고점자는 늘었다. 실제로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 인원은 2702명으로 지난해 수학 가형(971명)과 나형(1427명) 최고점 인원을 합친 것보다 많았다.

절대평가인 영어영역에서는 1등급 비율이 6.25%로 지난해 12.7% 대비 반토막 났다. 지난해 영어과목에서 1등급을 받은 수험생은 모두 5만3053명이었지만, 올해 1등급을 받은 수험생은 2만7830명에 그쳤다.

이번 수능에서 전과목 만점을 받은 수험생은 단 1명에 그쳤다. 전과목 만점자는 국·수·탐구영역에서 만점을 받고, 절대평가가 적용되는 영어와 국사에서 1등급을 받은 수험생을 말한다. 이 수험생은 졸업생이며 탐구영역에서는 사회탐구를 응시한 문과생으로 파악됐다.

■“문과 수학 수능 최저등급 확보 비상” “수학 만점자 많은 이과 국어 변별력 ↑”

수능 채점 결과가 나온 뒤 입시업계에서는 예상했던 결과라는 반응이 나왔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학에서 표준점수 최고점자 전원이 선택과목으로 미적분을 선택한 이과생으로 판단된다”면서 “문·이과 격차 발생으로 문과학생 수능최저등급 확보가 대단히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되고, 이과에서 문과로의 교차지원도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수학 만점자가 지난해 가형 만점자보다 급증해 사실상 의대 선발인원과 수학 만점자 수가 비슷하다”면서 “국어와 탐구 변별력이 이과 입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올해부터 국어와 수학에서 공통과목, 선택과목 체제가 도입되면서 선택과목 간 유·불리 문제가 발생할텐데 수학의 경우 ‘미적분’이나 ‘기하’ 대신 ‘확률과통계’를 선택한 수험생들이 불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평가원은 그러나 이번 수능 채점 결과에서도 모의평가 때와 마찬가지로 선택과목별 표준점수를 공개하지 않았다. 강태중 평가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어떤 과목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유불리가 없다고 말할수는 없다. 그러나 국어, 수학 선택과목 점수 관련 정보를 공개하면 (유불리에 따라) 여러 전략을 강구할텐데 평가원은 이 점을 저어하고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세세한 정보를 공개할 대책을 갖고 있지 않다”고 못박았다.

불수능 논란과 관련해 강 원장은 “대체로 표준점수 최고점의 높이를 갖고 난이도를 쉽다거나 어렵다고 표현하곤 했는데, 충분히 논의 여지는 있지만 난이도에만 관련돼 있지 않다”면서 “최고점을 받는 학생들은 매년 늘 소수가 있기 마련”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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