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포럼

대니얼 서스킨드 “전문직도 인공지능 일자리 위협에 안전하지 않아”

김태훈 기자
대니얼 서스킨드 전 영국 총리 정책자문관이 2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2 경향포럼> ‘대전환의 시대-지속 가능한 미래로 가는 길’에서 강연하고 있다. 강윤중 기자

대니얼 서스킨드 전 영국 총리 정책자문관이 2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2 경향포럼> ‘대전환의 시대-지속 가능한 미래로 가는 길’에서 강연하고 있다. 강윤중 기자

“인공지능이 인간을 모방한다는 가정은 틀렸다. 이젠 인간처럼 사고하지 않아도 창의성이 필요한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대니얼 서스킨드 전 영국 총리 정책자문관은 22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2 경향포럼’에서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으로 일자리와 노동 전반에 밀어닥칠 변화에 대해 강연하며 “기술의 발전으로 농업과 제조업의 일자리를 기계가 대신했듯 사무직과 전문직 등 화이트칼라 일자리 역시 인공지능이 대신하는 시대가 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을 대신하는 방식은 세부적인 지점에서 좀 더 미묘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옥스포드대 경제연구원과 킹스칼리지 런던 객원교수 등을 겸직하고 있는 서스킨드는 과거 영국 정부 전략자문처와 내각실 등에서 근무한 인공지능 전문가다. ‘전문직의 미래’ ‘노동의 시대는 끝났다’ 등의 저서로 유명하다.

서스킨드는 창의성과 판단력, 경험 등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화이트칼라 일자리에도 현재의 인공지능 기술은 충분히 위협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법학자인 자신의 아버지가 1980년대에 법률분야 최초의 상용화된 인공지능 시스템을 개발하던 상황을 언급하면서 “당시엔 인간 전문가가 자신의 업무를 처리하는 방식을 기반으로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했다. 그러나 현재는 인공지능이 기계학습을 통해 인간의 사고방식과는 전혀 다른 과제 해결능력을 가지게 되면서, 다양한 ‘인간적인’ 역량이 필요한 분야 역시 기계 고유의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변화는 일을 ‘직업’으로만 보는 대신 각각의 ‘과제’라는 요소로 나눠 접근해야 할 필요성을 높인다. 서스킨드는 “변호사나 의사 같은 직업도 살펴보면 단순 반복업무와 판단이 필요한 비반복적인 업무들이 섞여 있다”며 “반복적인 업무는 기계가 쉽게 대체할 수 있고, 비반복적 업무과제 역시 상당부분 인공지능이 대신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다만 기술 발전으로 인공지능이 각각의 직업을 송두리째 잠식하기보다는 “특정 업무는 기계가 대체하되, 새로운 업무들이 등장하거나 어떤 업무의 가치는 더 증가하는 변화도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선 교육의 역할과 기능이 유연해져야 한다고 서스킨드는 강조했다. 그는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유연성이므로 계속해서 평생학습이 가능하도록 접근해야 한다”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세계적으로 자동화 수요도 늘었고 기술적 변화가 받아들여질 환경도 만들어졌으니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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