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학업성취도 자율평가 이달 실시··· ‘사실상 일제고사 부활’ 우려 커져

남지원 기자

‘학업성취도 자율평가’ 초6·중3·고2 실시

부산 등 일부 교육청 “모든 학교 필수신청”

교육부 “교육감 전수평가 막을 근거 없다”

전국 초6·중3·고1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를 치르던 시절인 2011년 서울시내 한 서점에 학업성취도평가 대비 문제집이 쌓여 있다. 일제고사는 성적 줄세우기와 사교육 조장 논란 끝에 2018년 표집평가로 전환됐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전국 초6·중3·고1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를 치르던 시절인 2011년 서울시내 한 서점에 학업성취도평가 대비 문제집이 쌓여 있다. 일제고사는 성적 줄세우기와 사교육 조장 논란 끝에 2018년 표집평가로 전환됐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이달 중순부터 초중고에서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가 실시된다. 원하는 학교는 모두 응시할 수 있는 데다, 시도교육청이 관내 모든 학교에 참가를 요구해도 교육부가 막을 수 없어 사실상 전수평가가 가능해졌다. 2018년 폐지된 일제고사가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을 평가대상으로 하는 ‘컴퓨터 기반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 시스템’을 13일 정식 개통한다고 6일 밝혔다.

학업성취도 자율평가는 교육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습득하기를 기대하는 지식과 역량, 태도 등을 진단해 피드백을 제공한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선생님의 지도 아래에 컴퓨터나 노트북, 스마트기기로 평가에 참여한다. 참여를 희망하는 전국 초중고는 모두 학급 단위로 신청할 수 있다. 중3과 고2 학생 중 3%를 표집으로 조사해 실시하는 기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와는 별개다.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 문항 예시. 교육부 제공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 문항 예시. 교육부 제공

평가는 교과영역과 설문영역으로 구성된다. 교과영역은 초·중학교는 국어·수학·사회·과학·영어, 고등학교는 국어·수학·영어이고 설문영역은 학교생활, 교과 기반 정의적 특성, 사회·정서적 역량 등이다. 1차 평가는 이달 13일부터 다음 달 28일까지, 2차 평가는 12월1일부터 내년 3월31일까지다. 결과는 학생 개인에게 평가 일주일 이내에 성적표로 통지된다.

‘자율평가’라고 하지만 평가 참여를 희망하는 학교는 모두 응시할 수 있어 사실상 전수평가가 가능한 토대가 만들어졌다. 과거 평가결과에 따라 학교·학생들을 줄 세우고 사교육을 유발한다는 논란 끝에 사라진 일제고사 부활의 전조라는 우려가 나온다.

부산시교육청은 관내 모든 학교에 학업성취도 자율평가에 필수 응시하라는 공문을 보내면서 사실상 일제고사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산지부는 희망 학교가 아닌 전체 학교에 교육감이 임의로 성취도평가를 강제하는 것은 직권남용이라며 형사고발을 예고하기도 했다.

초중고 학업성취도 자율평가 이달 실시··· ‘사실상 일제고사 부활’ 우려 커져

교육부는 시도교육청이 관내 모든 학교에서 시험을 보게 하더라도 제한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고 설명한다. 앞으로도 교육감 성향에 따라 ‘자율평가’ 대신 사실상의 ‘전수평가’를 실시하는 지역이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제주도교육청은 올해는 학교가 자율적으로 응시 여부를 결정하되 내년부터는 모든 학교가 응시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강원도교육청은 11월부터 관내 모든 초4~중3을 대상으로 ‘강원형 학업성취도평가’를 실시하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초중등교육법에 교육감이 장학지도를 할 수 있다는 근거가 있고 교육과정총론에도 교육감이 학업성과평가를 할 수 있게 돼 있다”며 “다만 학교나 교육지원청, 시도교육청 수준에서 (성적 관련) 정보를 취합해 비교하는 것은 강력하게 하지 못하도록 말씀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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