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학점인데 손해” “유리한 학점 환산방식 원해” 대학가 논쟁 왜

김나연 기자
개정 논의 중인 연세대 GPA 환산방식 예시. 연세대학교 비상대책위원회 인스타그램

개정 논의 중인 연세대 GPA 환산방식 예시. 연세대학교 비상대책위원회 인스타그램

총학생회 선거철을 맞은 대학가에서 ‘학점 환산방식’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학마다 학점을 백분위로 바꾸는 방식이 달라서 불리한 환산방식을 채택한 대학 학생들이 법학전문대학원 입시 등에서 불이익을 받는다는 이유다.

23일 연세대 교무처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9월 26일 학사제도 교학협의회를 열고 학점 환산방식을 변경해 내년도 1학기부터 재학생과 졸업생에게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GPA는 백분위로 표기되는 학점으로, 대학원 입시 등에서 주요 전형 요소로 활용된다. 대학의 학점 만점 기준은 4.3, 4.5 등으로 다른데, 로스쿨과 약학대학원 등에서는 지원자들의 학점을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기 위해 백분위로 환산한 값을 제출한다. 그러나 환산방식에 따라 같은 학점에 다른 GPA가 산정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학점이 4.0(4.5 기준)인 학생의 GPA는 93.5부터 95까지 천차만별이다.

연세대가 개정된 환산방식을 적용하면 학생들의 GPA는 0.1~1점 오른다. 예를 들어 학점이 4.27인 학생은 기존 GPA 99.4에서 99.7이 되고, 3.7인 학생의 경우 기존 GPA 93에서 94가 된다. 함형진 연세대 전 비대위원장은 “같은 학점이어도 어떻게 환산하느냐에 따라 GPA가 낮게 책정됐었다”며 수정 배경을 설명했다. 경희대학교도 지난 8월 GPA 환산방식을 개선했다.

이러한 논의가 진행되면서 타 대학 학생들은 로스쿨 입시 등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대학생 이규민씨(23)는 “GPA 1점 차는 법학적성시험 한 문제 차이와 비슷할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라고 했다. 내년 로스쿨 입시를 앞둔 고모씨(22)는 “GPA 1점으로 100명의 지원자가 갈리기도 한다”고 했다.

다른 대학들도 GPA 환산방식을 수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8일 총학생회장단 선거를 앞둔 고려대학교에서는 후보자들이 모두 학점 환산방식을 개편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서울대학교 총학생회도 지난 4월 GPA 산정기준 변경 의지를 밝히고 추진 중이다.

대학마다 다른 GPA 환산방식을 교육부 차원에서 통일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함씨는 “획일화된 기준이 있으면 논란이 없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이씨는 “대학들이 GPA가 올라가게끔 환산방식을 수정하면 학점 인플레이션만 커질 뿐”이라며 “교육부에서 환산표를 일괄 제공하는 등의 방식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교육부는 성적을 산정하고 관리하는 것은 학교의 재량이라는 견해다. 고등교육법과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르면 성적 관리는 대학이 학교장의 권한으로 제·개정할 수 있는 학교규칙에 해당해 제도적으로 교육부가 개입하기 어렵다. 교육부 관계자는 “GPA 환산방식 차이로 학교별 유불리가 발생하는 상황은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대학마다 여건이 다르므로 자율성을 보장해야 하고, 개별 대학의 학칙으로 운영하는 게 원칙”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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