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30년

복잡한 표준점수, 변별의 최선일까

김나연 기자

(상)한계 직면한 ‘줄 세우기 도구’

보정장치 필요, 가산점수제 등 거론

선택과목별 표준점수와 백분위, 등급이 표기된 2023학년도 수능 성적표 예시. 연합뉴스

선택과목별 표준점수와 백분위, 등급이 표기된 2023학년도 수능 성적표 예시. 연합뉴스

(선택과목 점수 – 선택과목 평균)/선택과목 표준편차 x 선택과목 응시생의 공통과목 표준편차 + 선택과목 응시생 공통과목 평균

이 복잡한 수식은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에 표기되는 국어·수학 영역 ‘표준점수’를 계산하는 법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수험생들에게 제공하는 수능 성적표에는 100점 만점의 문항별 배점을 단순 합산한 원점수가 없다. 대신 0~200점으로 환산한 ‘표준점수’가 백분위, 등급과 함께 표기된다. 이는 수험생들이 각자 골라 응시하는 선택과목 때문이다. 선택과목은 응시집단의 규모와 성격이 과목별로 달라 단순 배점만으로 우열을 가릴 수 없다. 따라서 각 과목별로 평균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볼 수 있는 표준점수가 등장했다.

통합수능 이전에도 표준점수로 인해 과목별로 유·불리가 생기는 문제가 있었다. 다만 본격적인 문제는 2022학년도부터 문·이과 통합수능이 시행되면서 발생했다. 공통과목+선택과목 체제로 변한 국어와 수학 영역 표준점수 산출 방식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해졌다. 통합수능 체제의 국어 영역은 공통과목 75%와 선택과목(언어와매체·화법과작문 중 택1) 25%로, 수학 영역은 공통과목 75%와 선택과목(확률과통계·미적분·기하 중 택1) 25%로 구성됐다.

지난달 26일 서울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EBS 수능 연계 교재가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6일 서울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EBS 수능 연계 교재가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그런데 상대평가 체제 하에서는 각자 다른 선택과목에 응시한 수험생들의 점수를 일률적으로 비교해 우위를 가를 필요가 있다. 이 때문에 평가원은 특정 선택과목에 응시한 수험생들의 평균점수가 더 높으면 더 많은 표준점수를 주는 변환 방법을 고안했다. 더 우수한 집단 속에서 더 어려운 시험을 치르면 일종의 가산점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이 때문에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에서 똑같은 원점수를 받았더라도 어떤 선택과목을 골랐느냐에 따라 표준점수가 달라진다. 특히 수학을 비교적 잘 하는 이과생들이 선택하는 미적분을 골라야 수학영역 점수가 높아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서울중등진학연구회가 87개 고등학교 2만6000명의 수능 성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수능에서 수학 1등급의 93.45%가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한 이과생들이었다. 국어 영역 1등급도 ‘언어와 매체’를 선택한 학생의 비율이 85.58%에 달했다. 이과생들이 높은 표준점수를 이용해 상위권 인문계열 학과에 진학하는 이른바 ‘문과침공’ 문제까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수능 표준점수 문제를 보정하기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SAT(미국 대입자격시험)에는 균등화 변환점수(scaled score)가 기재된다. 여러 과목이 같은 난이도로 출제됐다고 가정하고 각 시험에서 몇 점을 받을 수 있었을지 계산한 점수다. 표준점수처럼 난이도에 따라 최고점이 달라지지 않고, 모든 문항을 맞히면 모두 같은 최고점(800점)을 받는다. 단 과목별로 틀린 개수에 따라 변환점수는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물리가 생물보다 어려웠다면 물리에서는 2개를 틀려도 800점을 받을 수 있다. 과목별 평균점수로 과목별 난이도를 산정한 후 과목별 가산점을 결정하고, 그것을 원점수에 더해 최종적으로 과목별 결정점수를 내는 ‘가산점수제’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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