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 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 재의 요구

탁지영 기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6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본관 앞에서 열린 ‘서울특별시 학생인권 조례 폐지조례 재의 요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제공.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6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본관 앞에서 열린 ‘서울특별시 학생인권 조례 폐지조례 재의 요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제공.

서울시교육청이 지난달 서울시의회에서 의결된 ‘서울특별시 학생인권 조례 폐지 조례안’에 대한 재의를 16일 요구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 인권과 교권은 대립 관계가 아니다”라며 “오늘날 교권의 추락은 과도한 입시경쟁과 교육의 상품화, 사회 환경의 변화, 일부 학부모의 악성 민원, 아동학대죄의 과잉 적용, 교권 보호를 위한 구체적 매뉴얼 부족 등에서 생겨나는 복합적 문제”라고 말했다.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이 성별, 종교, 나이,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 성적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서울시의회는 국민의힘 단독으로 서울 학생인권조례안 폐지안을 의결한 바 있다.

조 교육감은 학생인권조례가 교사의 교육활동을 침해한다는 객관적 근거나 합리적 사유 같은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서울시의회가 일방적으로 폐지했다고 했다. 절차적으로도 서울시의회가 의결한 폐지 조례안은 효력이 없다고 했다. 지난해 3월 일부 보수단체가 청구한 조례 폐지안이 서울시의회 의장 명의로 발의됐지만 그 해 12월 법원이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효력이 정지됐는데, 국민의힘 단독으로 폐지안을 의결한 것을 말한 것이다. 조 교육감은 “서울 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은 행정소송법 23조에 따라 집행 정지 상태에 있다”며 “현 폐지 조례안은 위 효력이 기속되는 동안 의결되었기 때문에 무효”라고 했다.

조 교육감은 서울시의회가 ‘서울시교육청 학교 구성원의 권리와 책임에 관한 조례안’이 제정될 예정이니 학생인권조례는 필요 없다는 논리를 내세운 것을 두고도 “학생인권조례와 학교구성원조례는 목적, 성격, 권리구제 방법 등에서 상이하며 대체할 수 있는 입법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학생인권옹호관 및 학생인권교육센터는 교육감의 행정기구 설치 권한에 따라 설치된 행정기구”라며 “이를 일방적으로 폐지한 조례안은 교육감의 권한을 부당하게 침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의회가 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을 의결한 이후 학생 인권과 교권을 대랍하는 관계로만 봤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학생인권조례가 폐지되면 청소년 성소수자 등의 학교 생활이 위축될 우려도 있다. 일각에서는 복장이나 두발을 규제하는 등 생활 지도 학칙이 부활할 수 있다고 예측한다.

조 교육감은 “폐지 조례안은 학생인권조례의 특정 조항만을 강조하고 복합적 문제 현상으로서의 교권 추락의 문제를 학생인권조례 폐지라는 과거 퇴행적 방향에서 해결하려고 시도하고 있다”며 “학생인권조례의 일방적 폐지가 아닌 보완을 통해 학생의 권리를 보장하고 교육 활동 보호를 위한 정책들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이 재의를 요구했으나 서울시의회는 총 111석 중 국민의힘이 3분의 2 이상(75명)을 차지해 6월 정기회에서 폐지안이 다시 의결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조 교육감은 대법원에 폐지 조례 무효 확인의 소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과 서울시의회의 충돌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시의회에 서울시교육청 노동조합 지원 기준에 관한 조례안, 생태전환교육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 폐지 조례안, 학교 환경교육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 등에 대해 재의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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