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서 선행학습” 교육부 포럼서 나온 주장

김원진 기자

전문가·학계 ‘사교육’ 토론

“사교육, 억제만으론 못 줄여
방과후 학교 수준별 강좌 등
공교육이 사교육 흡수해야”

학교 학원화·시장화 반론도

“적어도 학교 방과후 수업에선 선행학습을 하게 해야 합니다.”

강명규 스터디홀릭 대표(국가교육위원회 대입개편특위 위원)는 지난 24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교육부 주최로 열린 사교육정책연구센터 정책 포럼에 참석해 “선행학습이 학원에선 가능하고 학교에선 불가능한 현행법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교육의 현황과 효과’를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서 강 대표는 “교육제도나 입시제도 개선으론 사교육비 경감 효과가 전혀 없었다”며 “사교육을 억제하는 정책은 효과를 거두기 어렵고 공교육에서 사교육 수요를 일정 정도 흡수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소한 방학 때라도 선행학습을 공교육에서 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2014년 만들어진 공교육정상화법에 따라 현재 학교에선 선행학습을 할 수 없다. 반면 학원은 선행학습 광고만 금지돼 있고 선행학습은 가능하다. 현재 방과후 학교는 주로 체육, 미술 등을 중심으로 운영 중이다.

강 대표는 방과후 학교에서 수준별 강좌를 진행하고 각 학교의 유명 교사를 초빙하는 방식까지 제안했다. 그는 26일 기자와 통화하면서 “난이도를 상·중·하로 나눠 지역의 경쟁력 있는 교사를 방과후 학교로 모시고, 학교에 따라 과목별 방과후 학교를 특화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했다. 학교가 ‘사설 학원화’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우려에는 “상위권 대학 진학이나 다수가 선호하는 직업을 갖고 싶은 욕망은 제어하기 어렵다”며 “공교육이 사교육 수요를 흡수해 더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하게 하는 방향이 더 낫다”고 했다.

그러나 학교에서 학원식 방과후 수업을 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우선 기존에도 EBS 강화 등의 정책을 통해 사교육 수요 흡수를 목표로 했지만 결국 실패했다는 것이다. 방과후 학교를 기반으로 한 또 다른 사교육 시장이 출현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강 대표는 학교별 기출문제 공개와 중간·기말고사 시험 해설 제공이 중요하다고도 했다. 학생들이 ‘시험 정보’를 찾아 학원을 가는 측면이 크다는 것이다. 그는 “시험에 담긴 지문의 저작권이 문제라면 학생들만 제한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라도 공개해야 한다”며 “학교에서 시험 문제 풀이나 해설지를 제공하지 않는 관행도 바꿔나가야 한다”고 했다.

발제자로 참여한 경제학자들은 기존 실증연구 결과 ‘사교육의 성적 향상 효과는 크지 않다’고도 주장했다. 박윤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사교육 효과가 크지 않음에도 사교육 의존도가 줄지 않는 것은 사회의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사교육은 사실 상위권 대학의 프리미엄, 노동시장 문제 등과 맞물려 있는데 사교육 수요 억제책만으론 사교육을 줄이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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