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 도서’ 대여 현황에 집착하는 시의원님

탁지영 기자

이상욱 국민의힘 서울시의원
“대출자 만 나이도 기재하라”
서울도서관에 자료 제출 요구

작년엔 시교육청에 같은 공문
유해도서 취급, ‘검열’ 논란

이상욱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이 서울시 산하기관에 성교육·성평등 도서 17권 비치 현황을 제출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시의원은 지난해에도 서울시교육청에 동일한 도서 목록에 대해 현황을 보고하라고 요구해 검열 논란이 일었다.

20일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도서관은 지난달 22일 이 시의원에게 ‘시의원 요구자료 제출’ 공문을 보냈다.

이 시의원은 서울시 본청, 직속기관, 사업소, 시 산하 투자기관·출연기관·출자기관, 서울시 위·수탁기관에 성교육·성평등 도서 17권의 배치 현황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17권에는 <여자사전> <사춘기 내 몸 사용설명서> <스파이더맨 가방을 멘 아이> <세상의 모든 가족> <나의 젠더 정체성은 무엇일까?> <10대를 위한 빨간책> 등이 포함됐다. 이 책들은 일부 보수단체가 ‘유해도서’로 지목해 폐기를 요구해온 도서 목록에 들어 있다.

이 시의원은 해당 도서들이 상시 비치용인지, 대여 가능한지 표기하라고 요구했다. 대여할 수 있다면 대출 횟수와 대출자 만 나이까지 기재하라고 했다.

서울도서관은 도서별 소장 여부, 보관된 서고 내역, 대출 가능 여부, 대출 횟수, 대출자 만 나이를 정리해 이 시의원에게 제출했다.

서울도서관은 목록 중 14권을 소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중 일반자료실에 있는 5권을 제외한 책들은 보존서고에 있어 ‘별도 신청 후 이용 가능’하다고 했다.

<세상의 모든 가족>이 12회로 대출 횟수가 가장 많았다. 대출자 연령대는 40·50대가 대다수였다.

시립 청소년 기관도 지난달 말 이 시의원에게 공문을 받고 자료를 제출했다.

이 시의원은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해 “시 산하 도서관들에도 그런 책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성인이 보는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초등학생들에게도 대여 가능하게 한 건지 보기 위해 했다”고 말했다.

이 시의원은 “답변을 보니 ‘소장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비치하거나 열람을 시키고 있지 않다’고 해서 더 이상 문제 제기할 것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그는 연령대에 맞게 성교육을 하자는 취지이지 검열은 아니라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일부 보수단체와 정치인들이 지자체, 시·도교육청, 학교에 성교육·성평등 도서가 있는지 캐묻고 처분을 압박하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도서들이 적나라하고 부적절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4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간행물윤리위원회는 일부 단체들이 유해도서 심의를 청구한 68권 중 67권이 유해도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의결했다.

김지학 한국다양성연구소 활동가는 “성교육·성평등 도서는 음란한 것이 아니다. 나의 몸을 들여다보고 내 몸의 모양이 어떻든, 내가 어떻게 살고 싶든 나를 인정하고 사랑하게 한다”며 “타인의 몸도, 정체성도 존중하는 사람이 될 수 있게끔 해 시민교육으로까지 확장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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