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적 없어 취업길 막힌 다문화 가정 학생 ‘비자’ 손봐야”

김원진 기자

방문·거주 비자 탓 특성화고 재학 불구 현장실습도 못해

서울교육청 “동등한 기회 보장을”…개선안 국회에 제안

이주배경 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서울 시내 20개 고등학교 중 15개는 특성화고다. 특성화고에 다니는 이주배경 학생들에겐 풀리지 않는 고민이 있다. 한국 국적이 없는 이주배경 학생은 취업이 제한되는 방문동거(F-1), 거주(F-2) 등 비자를 소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졸업 전 현장실습을 나가려 해도 받아주는 회사가 없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회사들은 취업비자가 없는 이주배경 학생들에게 업무 실습 기회를 주기 꺼린다”고 했다.

서울시교육청이 9일 이주배경 학생의 취업비자 문제 해결 등을 담은 ‘22대 교육과제’를 발표하고 22대 국회에 제안했다.

시교육청은 22대 교육과제에서 “다문화(이주배경) 고등학생의 취업 관련 비자 유형을 개선 또는 신설해야 한다”며 “한국 국적 학생처럼 현장 실습 후 관련 분야에서 취업이 될 수 있도록 법무부 등 정부 유관기관에서 비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학교에선 보통 빠른 취업을 원하는 이주배경 학생들에게 특성화고 진학을 권하는 분위기다. 이주배경 학생들 중엔 한국어가 서툴어 학습부진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현실적인 대안으로 특성화고에 진학하더라도 비자 문제로 현장 실습조차 막히는 상황에 맞닥뜨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선원을 희망해 해양과학고에 진학하더라도, 한국 국적이 없는 이주배경 학생들은 선원 실습부터 할 수 없다.

기존 비자로 학업은 이어갈 수 있기 때문에 대학 진학을 택하는 이주배경 학생들도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이주배경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더라도 중도 탈락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등록금 부담이 큰 편”이라고 했다. 한국 국적이 없는 이주배경 학생들에겐 국가장학금 등도 지원되지 않는다. 부모는 한국에 있고 자녀만 본국으로 돌아가는 사례도 발생한다.

서울시교육청은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에게 ‘동등한 교육기회 보장 등을 위해 교육상 필요한 시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초·중등교육법 조항을 근거로 이주배경 학생들이 직업훈련을 할 수 있도록 비자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한국에 부모가 정착해 일을 하면서 비용(세금)을 내고 키운 자녀가 이주배경 학생들”이라며 “한국 사회에 어느 정도 적응을 마친 이들에게 취업 기회를 동등하게 제공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발표한 22대 과제 중 ‘교육재정의 안정적인 확보 방안 마련’을 강조하면서 학령인구 감소로 교육재정 규모 축소를 요구하는 일각의 주장을 반박했다.

시교육청은 “‘학생 수’에만 초점을 둔 세입 축소 논의에서 탈피할 필요가 있다”며 “유보통합, 돌봄 등 저출생 대응정책 등을 원활히 추진할 수 있도록 안정적 교육재정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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