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예산안

의대 교육여건 개선에 4877억원···국가장학금 6000억원 증가

김원진 기자
정부 의대증원에 반발하며 의료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으며 의료공백이 이어진 지난 21일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로비 화면에 ‘사명 다하여’ 글귀가 표시돼 있다. | 연합뉴스

정부 의대증원에 반발하며 의료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으며 의료공백이 이어진 지난 21일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로비 화면에 ‘사명 다하여’ 글귀가 표시돼 있다. | 연합뉴스

교육부가 내년 의대 교육여건 개선에 4877억원을 추가 투입한다. 보건복지부에서 보육 분야를 이관받으면서 교육부 예산은 100조원 넘게 편성됐다. 지급 대상이 중위소득의 300%까지 확대된 국가장학금은 예산이 6000억원가량 늘어났다.

교육부가 27일 발표한 2025년 예산안을 보면 의대 교육여건 개선에는 4877억원이 투입된다. 신규 시설 건립, 실험실습 기자재 확보 등에 1508억원이 배정됐다. 내년 늘어나는 9개 국립대 전임 교수 330명의 인건비로는 260억원이 쓰인다. 임상교육훈련센터 건립 등 국립대병원 지원에도 829억원이 쓰인다. 사립대 의대에는 1728억원의 사학진흥기금을 1.5% 저금리로 지원한다.

내년 의대 교육 여건 개선에 투입되는 예산액은 올해보다 2.5~4배 가량 증가한다. 기존 국립대 의대 교원의 인건비를 제외하고 의대 시설 기자재 확충 등에만 배정된 올해 예산은 1222억원이었다. 내년 의대 교육 여건 개선 예산(4877억원)은 이보다 4배 정도 늘어난 규모다. 기존 국립대 의대 교수의 인건비까지 반영하면 올해 2407억원에서 내년 6062억원으로 2.5배 가량 증가한다. 한 국립대 의대 교수는 “(예산액이) 충분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지원 규모가 처음으로 구체화됐다는 점에서는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의대 교육 여건 개선에 2조원 가량을 투입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날 “2030년까지 추계해보면 2조원 조금 넘게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총 지원 예산 규모는 병원 신축 등의 예비타당성조사 결과에 따라 변동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25학년 의대 정원이 10% 이상 늘어난 30개 의대는 지난 4월 향후 6년간 의대 교육 여건 개선에 6조5035억원이 필요하다고 교육부에 수요조사서를 제출했다. 대학이 제출한 6조5000억원 중 5조원 가량이 병원 신축 등 병원과 관련된 예산이다.

의료계 일각에선 대학이 수요조사 때 낸 액수(6조5000억원)와 정부의 투자액(약 2조원) 사이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 4월에 이뤄진 수요조사는 말 그대로 조사 차원에서 이뤄졌다”며 “의대가 제출한 투자 계획 중에는 국고 지원액뿐 아니라 대학 자체 투자액까지 포함돼 있다”고 했다.

교육부는 내년 국가장학금 예산은 올해에 비해 5929억원 증액했다. 올해 총 국가장학금 규모는 4조7205억원이었는데 내년에는 5조3134억원으로 늘어난다. 중위소득의 300% 수준(9구간)까지 국가장학금 지급 대상을 확대하면서 약 50만명 가량 지원 대상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위소득 300%는 4인 가족 기준 월 소득 1719만원이다. 이밖에 근로장학금도 올해 4691억원에서 내년 6358억원으로 증가하고, 신설된 주거안정장학금에는 344억원이 반영됐다.

내년 교육부 예산 총액은 올해 95조8000억원에서 내년 104조9000억원으로 9.5% 증가한다. 2년 만에 다시 교육부에 100조원 넘는 예산안이 편성됐다. 내국세의 20.79%가 자동 연동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올해 3조4000억원(4.9%) 늘어난 72조3000억원이 배정됐다. 복지부에서 교육부로 이관된 영유아 보육 사업 예산(5조4000억원) 등이 포함돼 예산 규모가 크게 늘어났다. 정부가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통합하는 유보통합을 추진하는 데 따른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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