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 대학입시 수시모집이 9일 시작되면서 교육부가 내년도 의대 증원을 원점으로 되돌리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은 확정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일부 수험생들 사이에선 정부의 의대 증원 철회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구연희 교육부 대변인은 9일 정례브리핑에서 “2025학년도 대입 정원은 오늘부터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시작됐기 때문에 재검토하기 어렵다”며 “법률상 올해 5월30일까지는 변동이 있더라도 공고하도록 돼 있고, (이제는) 다른 행정행위를 할 수 있는 여지는 사실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현 시점에서 의대 증원을 원점으로 돌리는 행정처분을 하면, 이해당사자인 수험생들이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구 대변인은 “(의대 증원을 원점으로 돌리면) 수험생에게 돌이킬 수 없는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수험생들이 제기한 집행정지 가처분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질 것이고, 본안 심사에서도 정부가 절대 유리한 입장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구 대변인은 “저희가 이길 수 있는 건 하나도 없다고 본다”고도 했다.
교육부는 정시 모집 인원 조정도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 대변인은 “정원을 수시와 정시로 구분하는 건 대학의 기준이고, 정부는 전체 정원을 정한다”며 “수시와 정시는 각각의 시험 형태가 달라 이것을 지금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다만 2026학년도 의대 정원 규모는 변동 가능성이 있다고 열어놨다. 구 대변인은 “2026학년도는 정원 재검토를 할 수 있다는 게 정부 입장”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2025년 의대 정원 유예는 현실적으로 어렵고 불가능하다는 점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오늘부터 이미 수시 접수가 시작됐고 교육부에서도 대입 혼란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유예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냈다”고 했다.
정부가 이날 2025학년 의대 증원은 되돌릴 수 없다고 사실상 못 박았지만 일부 수험생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지우지 못했다. 지난 7일에서 이날 사이 온라인 수험생 커뮤니티를 보면 “곧 원서접수 받을 시점에서 백지화될 가능성이 있을까요” “(의대 증원이) 백지화되면 기존에 넣으려고 했던 의대를 지원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는 등의 글이 올라왔다.
이날 시작된 2025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은 오는 13일까지 이어진다. 전체 수시 모집인원은 27만1481으로, 2025학년도 대학의 모집 인원 34만934명의 79.6% 수준이다. 차의과대학원을 제외한 39개 의대는 이번 수시모집에서 3118명을 선발한다. 2025학년도 전체 의대 정원인 4610명의 67.6%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