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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교과서 도입에 70%나 뛰는 교과서 예산···“향후 1조원 넘어 재정 부담 커”

김원진 기자
지난 7일 대구에서 열린 교실혁명 컨퍼런스에서 선도교사가 AI 디지털교과서 시제품을 시연해보고 있다. 탁지영 기자

지난 7일 대구에서 열린 교실혁명 컨퍼런스에서 선도교사가 AI 디지털교과서 시제품을 시연해보고 있다. 탁지영 기자

내년 서책형 교과서 가격이 오르고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이 시작되면서 교육부 교과서 예산이 올해보다 70%가량 증가한다. 전국 시도교육청도 AI 교과서 도입을 반영해 3200억원이 넘는 교과서 예산을 배정할 것으로 보인다. 교대·사범대의 예비 교원을 위한 AI 교과서 구독료는 1인당 최소 9만2000원 가량 편성됐다. AI 교과서가 본격 도입되기 시작하면 AI 교과서 예산만 연간 1조원을 넘어서 교육재정에 압박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국회 교육위원회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입수한 ‘교육부 2025년도 예산안 공통요구자료’를 보면, 교육부는 국립학교 33곳의 교과서 예산을 올해 23억1200만원보다 70.7% 인상된 39억4700만원으로 책정했다. 국립 초등학교 교과서 지원 단가가 올해 대비 69% 인상됐고, 국립 중학교와 고등학교 교과용 도서 지원 예산은 각각 97%, 89% 올랐다.

교육부는 교과서 예산 증가 이유를 설명하며 “서책형 교과서 가격 인상과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반영했다”고 했다. 고 의원실과 교과서 인상액을 추산해보니, 일부 학년·과목의 서책형 교과서 가격 상승은 교과서 예산액 인상분의 30% 정도 반영된 것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교과용 도서 지원 예산 증액분의 최소 70% 가량은 AI 교과서 구독료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17개 시도 교육청에서도 교육부가 국립학교에 편성한 교과서 예산과 유사한 수준에서 교과서 지원 예산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 시도 교육청은 공립·사립학교 예산을 담당한다. 향후 AI 교과서 구독료는 정부와 교과서 회사 사이 협상에 따라 일괄 책정되기 때문에, 교육부의 국립학교 교과서 예산 증액분이 시도 교육청의 공립·사립학교 교과서 예산에도 비슷한 비율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결산이 끝난 2022년 17개 시도의 교과서 예산액은 4680억원이었다. 2022년 예산의 70%인 3276억원이 인상된다면 17개 시도 교육청의 2025년도 교과서 예산은 최소 7900억원 가까이 된다. 2025년도 시도 교육청 예산 규모는 오는 11월11일까지 각 시도 의회에 제출된다.

내년 교대·사범대 예산에도 AI 교과서 구독료가 편성됐다. 2025년도 ‘예비교원 AI 디지털 교육지원 사업’에는 18억7700만원이 배정됐다. 교육부는 국회에 “입학생 대상 전액 AI 교과서 구독료에 들어가는 예산”이라고 했다. 올해 기준 교대·사범대·교육대 입학 정원은 1만9228명이다. 이를 전체 AI 디지털 교과서 구독 예산(18억7700만원)에 대입하면 1인당 연간 AI 교과서 구독료는 최소 9만2000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향후 AI 교과서 도입 범위가 늘어나면 AI 교과서 구독 예산이 1조원을 넘어서면서 교육재정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AI 교과서로 에듀테크 산업계만 배불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내년에는 초 3~4, 중1, 고1 수학·영어·정보 과목에 16개 AI 교과서가 새로 투입된다. 점차 AI 교과서 도입 범위를 늘리려는 2026년에는 44개 교과서, 2027년에는 61개 교과서가 학교에 들어간다.

고 의원은 “효과성도 검증되지 않은 AI 교과서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선 안 된다”며 “국회 국정감사에서 예산 낭비와 졸속 도입 문제를 점검하고 개선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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