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내년 예산안
조리환경 개선비 76% 삭감
2025학년도 서울시교육청 예산안에서 급식실 환기시설 개선사업 예산이 올해 대비 76% 삭감됐다. 지방교육재정 세입 감소가 급식 노동자들의 건강과 관련 사업에도 여파를 미친 것이다.
3일 2025학년도 서울시교육청 예산안을 보면 급식시설 사업비로 284억6200만원이 편성됐다. 올해 본예산 856억4600만원 대비 571억8400만원(66.8%)이 줄어든 규모다. 그중 급식실 환기시설 개선에 84억2300만원이 투입된다. 올해 본예산에서 급식실 환기시설 개선 명목으로 편성된 350억원보다 265억7700만원이 깎였다.
급식실 환기시설 개선사업은 급식 노동자들의 폐 건강과 직결된다. 급식 노동자들은 튀김, 볶음, 구이 등 고온에서 기름을 사용해 음식을 조리할 때 ‘조리흄’이라는 유해물질에 노출된다. 조리흄에는 미세먼지, 폼알데하이드, 이산화질소 등이 포함돼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 암연구소는 조리흄을 발암성 증거가 인체에서는 제한적으로 밝혀졌지만 실험동물에서는 충분히 나와 있는 2A군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급식 노동자의 폐암이 산업재해로 속속 인정되면서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급식실 조리환경 개선 방안을 내놨다. 서울시교육청도 2027년까지 1002개 학교에 3406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연차별로 급식실 환기시설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급식실 환기 개선 비용으로 2024년 130억원, 2025년 749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감축으로 전체 예산안 규모가 줄어들면서 전체 시설 사업비가 올해보다 절반가량 삭감돼 급식실 환기시설 개선 사업비도 그만큼 감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한올 민주노총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정책기획국장은 “급식실 환기시설 개선 사업은 생명과 안전에 직결된 예산”이라며 “예산안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서울시교육청이 가이드라인을 통해 제시한 연차별 예산 규모 수준이라도 최소한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