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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서사 아카이브

(1) 인적자본 차이 없는 신입 ‘채용’은 공정할까

여성이 생애 가장 높게 달성할 수 있는 평균임금은 남성이 28~30세에 받는 평균임금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데이터로 최근 10년간(2013~2022) 연도별·연령별 평균임금을 산출해 본 결과 여성은 보통 30~39세 사이에 약 209만~293만원의 임금 생애 최고점을 찍는다. 남성의 평균임금은 28~30세에 이미 약 214만~304만원으로 여성 임금 최고점을 넘어선다.

여성 평균임금의 ‘최정점’은 28~30세 남성이 이미 도달한 임금[플랫]

여성의 임금은 최고점 도달 이후 계속 하락하면서 남성을 한 번도 추월하지 못한다. 반면 남성의 임금은 28~30세 이후로도 쭉 상승한다. 남성은 44~54세 사이에 약 335만~467만원으로 생애 최고 임금을 달성한다. 여성 임금은 23~24세를 제외하고 남성보다 높은 구간이 없다. 50대에 이르면 여성 임금은 남성의 절반 수준으로 하락한다.

남녀 생애 최고 임금 격차는 2013년 약 126만원까지 줄어들 때도 있었지만 지난해에는 약 174만원으로 더 벌어졌다. 여성 최고 임금 달성 연령은 한때 39세까지 올랐지만 지난해에는 35세로 다시 떨어지고 있다. 남성 최고 임금 달성 연령은 2013년 46세에서 지난해 51세로 늘어나는 추세다. 단, 경제활동인구조사 분석은 5세 단위로 집계되는데 1세 단위로 분석하느라 오차는 존재할 수 있다.

남성의 평균임금은 28~30세에 이미 약 214만~304만원으로 여성 임금 최고점을 넘어선다.

남성의 평균임금은 28~30세에 이미 약 214만~304만원으로 여성 임금 최고점을 넘어선다.

직무·직종·사업장 같아도 ‘임금 격차’ 최상위권

노동시장에서 여성의 지위는 여전히 남성의 ‘하부구조’다. 우선 한국은 여성의 고용률이 낮다. 통계청의 ‘2022 통계로 보는 남녀의 삶’ 자료를 보면 2021년 여성 고용률은 51.2%, 남성 고용률은 70%다. 여성 고용률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평균(61%)보다 크게 낮다. 한국과 비슷한 경제수준을 가진 국가들과 비교하면 더 두드러진다. 호주 73.0%, 덴마크 74.2%, 프랑스 65.2%, 핀란드 70.1%, 독일 75.2% 등이다.

한국의 성별임금격차는 OECD에 가입한 원년인 1996년부터 27년째 ‘꼴찌’다. 2021년 기준 성별임금격차는 31.1%로 남성이 100만원을 받을 때 여성은 68만9000원을 받는다. 두 번째로 임금격차 높은 일본에 비해서도 10%포인트 내외의 큰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OECD 성별 임금격차가 발표될 때마다 국내에선 남녀가 주로 종사하는 직무가 다르고 여성의 경력단절로 임금 차이가 난다는 해석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한국은 직무, 직종, 사업장이 같은 남녀 간의 임금 격차도 주요국 중 최상위권이다. 김난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여성의 경력단절로 인한 일자리 상실 현상과 저임금 업종에 여성이 많아서 성별임금격차가 난다는 건 너무 오래된 해석”이라며 “2006년 여성이 대학 진학률에서 남성을 앞서고 17년여가 지났지만 격차가 크게 줄어들지 않고 있는 이유는 같은 일을 해도 차이가 나는 구조 때문”이라고 밝혔다.

2010년대에는 성별에 따른 ‘차이’보다 ‘차별’이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는 연구가 나오기 시작했다. 김 위원이 2017년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를 활용해 분석해보니 성별임금격차 중 근속연수나 사업체 규모, 교육연수 유무 등 ‘차이’로 인한 격차는 36.3%인 반면, 어떤 요소로도 설명되지 않아 ‘차별’이라고 부를수 밖에 없는 격차가 63.7%로 나타났는데 차별의 비중은 55세 이상에서 가장 낮고 15~29세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5~29세 성별임금격차는 전적으로 차별에서 기인한다고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여성의 인적자원이 많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성 인력에 대한 평가와 처우가 개선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20대 임금격차는 설명할 수 없다”는 해석 커져

최근 연구는 20대에서 설명할 수 없는 차별이 나타난다는 점을 밝혀내고 있다. ‘성별’ 자체가 여성의 임금에 불리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2019년 김창환 캔자스대 교수 등은 한국고용정보원의 ‘대졸자직업이동경로조사’를 분석해 같은 대학이나 같은 전공 출신이라도 성별임금격차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러한 불이익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커지는 경향을 보이는데 23세에 대학을 졸업한 여성의 소득 불이익은 동일 연령 남성에 비해 평균 14.6%인데, 29세에는 이 수치가 21.8%로 커졌다. 이 연구는 성별 소득 격차의 절반 이상이 경력단절 이전에 발생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노동시장 진입 초기의 성차별을 시정하기 위한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2017년 유정미 성공회대 외래교수는 대학을 졸업한 지 24개월 미만인 신규 채용자의 경우에도 성별 임금격차가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여성 대졸자들은 남성에 비해 약 20%p 낮은 임금을 받는데 이러한 차이는 경력 기간이 길어질수록 커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년제 대학 졸업 여성의 월평균 임금이 전문대를 졸업한 남성의 임금보다 낮은데, 여성의 임금에 학력보다 성별 효과가 더 작용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전체 공공기관 면접·채용 성비 데이터는 경향신문 인터랙티브 뉴스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특별취재팀
임아영(소통·젠더데스크) 황경상·배문규·이수민·박채움(데이터저널리즘팀 다이브)
조형국(사회부) 이아름·유선희(플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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