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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서사 아카이브

(2) 고임금 업종에 여성이 ‘안 보이는’ 이유

한국의 성별임금격차는 매우 커 OECD에 가입한 원년인 1996년부터 27년째 ‘꼴찌’다. 2021년 기준 성별임금격차는 31.1%로 남성이 100만원을 받을 때 여성은 68만9000원을 받는다. 두번째로 격차가 나는 일본에 비해서도 10%포인트 내외의 큰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경향신문 특별기획팀은 성별임금격차의 원인을 데이터로 뜯어보고자 했다. 1회 ‘채용’에 이어 2회는 ‘고임금 업종에 여성을 찾기 힘든 이유’다.


“우리의 목표는 모두에게 좋은 일자리입니다.”

캐나다 최대 민간 부문 노동조합총연맹 유니포(Unifor) 위원장인 라나 페인은 지난달 24일 경향신문과의 e메일 인터뷰에서 “자동차 조립 부문은 캐나다 여성 노동자 평균임금보다 30% 높은 임금을 제공한다”라며 “여성도 이런 좋은 일자리를 가질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페인 위원장은 유니포 최초의 여성 위원장이다.

유니포는 2013년 캐나다 자동차 노조(CAW)와 통신·에너지·제지 노조의 합병으로 설립됐다. 조합원 수가 31만여 명인데 이중 3분의1이 여성이다. 유니포는 “기후 변화 및 여성에 대한 폭력과 같은 사회적 문제에 중점을 두고 모든 노동자의 작업장 권리를 위해 싸운다”고 설립 취지를 밝히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라나 페인 유니포(Unifor) 위원장. 유니포는 캐나다 최대 민간 부문 노동조합총연맹이다.

라나 페인 유니포(Unifor) 위원장. 유니포는 캐나다 최대 민간 부문 노동조합총연맹이다.

-캐나다 자동차 업종의 성별임금격차 현황를 보면 남성이 여성보다 완성차 조립의 경우 시간당 1.48달러, 부품 부문은 시간당 3.82달러로 높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유니포가 신규 사업장의 가입을 환영하는 이유는 노조에 가입돼 있지 않은 완성차, 부품사의 ‘성별임금격차’ 때문이다. 지난 1월 온타리오 주 윈저에 있는 안전벨트 제조업체 TRQSS의 600명 노동자들은 공장 내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유니포에 가입했다. 우리는 기업과 정부에 여성과 소외된 노동자들의 경제적 기회를 향상시키도록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캐나다 자동차 산업에서 여성 생산직 노동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3%로 전체 제조업의 비율(28%)보다 낮지만 한국(전국금속노동조합 조합원 기준 2~5%)보다는 매우 높은 비율이다. 어떤 지원을 했기에 자동차 공장에서 여성 비율이 증가했나.

“유니포는 여성의 취업 장벽을 만드는 차별적 채용 관행을 없애기 위해 노력 중이다. 우선 다양한 교육을 하고 성별 고정관념을 깨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최근 노조는 가정폭력에 직면한 여성에게 추가 지원을 제공하는 내용이 포함된 단체협약도 협상해왔다. 양질의 보육 프로그램 확충, 육아휴직 확대를 위한 캠페인도 전개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자동차 부문에서 여성의 동등한 기회를 늘리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여성·원주민·장애인·소수집단 등 4개의 정책집단의 고용기회를 촉진하기 위해 기업에 고용현황을 보고하도록 의무화한 캐나다 ‘고용형평법(Employment Equity Laws)’에 대해 설명해 달라.

“캐나다 고용형평법은 고용주에게 고용 관행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 공공 부문의 고용은 캐나다 인구 구성비를 충분히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이 법은 연방 정부의 규제를 받는 일부 사업장에만 적용되고 대부분의 캐나다 회사는 주 노동법의 적용을 받다보니 고용주 책임이 제한적이다. 유니포는 고용평등법의 범위를 전면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회사는 평등한 채용 절차를 마련하고 정부가 채용에 대한 보고를 엄격하게 받아 (문제가 있을 경우) 고용주에게 책임을 묻도록 하는 방안이다.”

-자동차 공장에서 성별 다양성이 중요한 이유가 무엇인가.

“자동차 조립 부문은 캐나다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부문이면서 전체 노동자에게 높은 임금을 제공하는 일자리다. 여성도 다른 소외 계층과 마찬가지로 좋은 일자리를 가질 자격이 있다. 소외된 노동자들이 저임금 부문에 몰리게 하면 안 된다. 일자리에 대한 동등한 기회와 접근성을 제공하는 것부터 변화는 시작된다. 우리의 직장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사회를 반영해야 한다.”

■ 특별취재팀
임아영(소통·젠더데스크) 황경상·배문규·이수민·박채움(데이터저널리즘팀 다이브)
조형국(사회부) 이아름·유선희(플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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