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수당 정면충돌…“절박한 청년 돕기” 대 “복지 포퓰리즘”

김향미·정대연·남지원 기자

서울시·복지부 갈등 심화

서울시, 2831명에 지급하자 “불법” 곧바로 취소 명령

직권취소 땐 ‘한 달짜리 사업’…환수 등 혼란 불 보듯

<b>청년들 “도덕적 해이? 정부는 자격 없다”</b> 민달팽이유니온·청년유니온 등 청년단체 회원들이 3일 사회보장위원회가 입주해 있는  건물 앞에서 보건복지부의 서울시 청년수당 시정명령 결정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청년들 “도덕적 해이? 정부는 자격 없다” 민달팽이유니온·청년유니온 등 청년단체 회원들이 3일 사회보장위원회가 입주해 있는 건물 앞에서 보건복지부의 서울시 청년수당 시정명령 결정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서울시의 청년활동지원사업(청년수당) 정책을 놓고 서울시와 보건복지부가 결국 정면충돌했다. 서울시는 3일 오전 청년수당 최종 대상자 3000명 선정과 동시에 약정서에 동의한 2831명에게 첫 달치 활동지원금 50만원씩을 지급했다. 청년수당 정책을 반대해온 복지부는 곧바로 시정명령을 내렸다. 복지부는 “서울시장은 즉시 취소하고 시정명령 이행 결과를 4일 오전 9시까지 보고하라”고 서울시에 통보했다. 지난달 신청 기간 서울에 1년 이상 거주한 만 19~29세 가운데 주당 근무시간이 30시간 미만인 청년 6309명이 신청했다. 선발된 청년들에게는 최장 6개월간 매달 50만원의 지원금이 현금으로 지급되며, 역량 강화·진로 모색 프로그램도 진행될 예정이다.

■“복지 포퓰리즘” vs “청년 지원”

서울시는 지난해 11월5일 사회 진입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을 위해 청년수당 도입 계획을 밝혔다. 이후 복지부는 이 사업이 사회보장사업에 해당된다며 서울시에 ‘협의’하라고 요구했다. 서울시는 이 사업이 협의 대상이 아닌 청년지원 정책이라고 맞섰다. 그러다 서울시가 올 초 복지부에 협의를 요청해 두 기관이 협의를 진행하면서 ‘시범사업’은 가능한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복지부는 지난 6월30일 ‘부동의’ 결론을 내고 서울시에 최종 통보했다.

복지부는 ‘복지 포퓰리즘’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청년수당은 구직활동이나 교육훈련에 직접 연계해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소개서에 쓸 수 있는 모든 활동을 지출 항목으로 인정하고 있는데, 구직활동을 벗어난 개인활동에까지 지원이 이뤄져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복지부는 이날 서울시가 사업을 강행한 것 자체가 위법행위라고 보고 시정명령을 내렸다. 지방자치법에는 광역자치단체의 처분이 법령을 위반하거나 공익을 해칠 경우 주무부처 장관이 시정명령을 하거나 취소·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게 돼 있다.

전효관 서울시 혁신기획관은 “사회보장기본법상의 ‘협의’는 합의나 승인이 아니라는 점이 명백하므로 협의 절차를 성실히 이행한 서울시가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위반이 아니다”라며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전 기획관은 “ ‘청년들의 도덕적 해이를 야기한다’는 정부의 우려와는 달리 청년들은 절박한 상황 속에서 취업이나 창업을 위한 활동계획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정부 직권취소하면 중단해야

복지부가 청년수당에 대해 직권취소를 하면 이때부터 서울시는 청년수당 사업의 근거 및 효력을 잃게 된다. 강완구 복지부 사회보장위원회 사무국장은 “직권취소로 사업이 무효가 되면 수급자는 결과적으로 부당이득을 취하게 된다”며 “지방자치법에 의한 시정명령 취지에 따라 서울시는 이미 지급한 수당을 즉시 환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합법적이어서 청년 수급자에게 귀책사유는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직권취소가 내려지면 대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기로 했다. 복지부는 “위법행위라고 강조했는데도 서울시가 강행한 만큼 이후 혼선은 서울시 책임”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수당 지급이 어려워지면 이번에 선정된 청년들의 활동에 대해서는 시가 책임 있는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행정자치부는 서울시에 대해 지방교부세를 감액하는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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