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의 한의약 교육프로그램은 라오스 전통의약품의 과학적인 품질관리 기준을 만드는 기반이 될 것입니다. 강의와 실습을 통해 라오스 연구원들에게 기술을 전파하고, 연구현장에 꼼 꼼히 적용해나갈 생각입니다.”
라오스 보건부 전통의약연구소 ‘마놀락 반나누봉’ 연구개발본부장(사진)을 비롯한 연구원 일행이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14일까지 4주 동안 한국한의약진흥원 품질인증센터에서 전통의약품 품질관리 교육을 받았다. 이들은 한약제제의 안전과 직결된 미생물검사와 농약, 이산화황, 곰팡이독소, 벤조피렌 등 한약재 위해물질 분석 실습을 마쳤다.
마놀락 반나누봉 본부장은 경향신문과 서면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한국의 한약재와 한약제제가 매우 안전하고, 과학적인 연구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면서 “라오스 한약재의 종을 체계적으로 규정하고 확립해나가는데 한국의 약전 또한 큰 역할을 할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한국의 전통의약품 품질관리 실습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한국의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지역사무처(WPRO)가 마련한 개발도상국 전통의약품 품질관리 역량강화 연수지원 사업에 선발되어 참여하게 됐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한국 방문이 2017년에 이어 두 번째며, 당시 오송 식약처에서 관능검사, 중금속 함량 측정법 등을 배웠어요. 올해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에 가장 적합한 한국한의약진흥원을 식약처에서 연결해 주었으며, 품질인증센터의 첨단 연구장비를 활용한 품질관리법은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품질인증센터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배웠습니까.
“한약재 위해물질인 잔류농약, 이산화황, 벤조피렌을 검출하는 방법과 곰팡이독소 아플라톡신 검사를 실습했스비다. 실험 대부분이 처음 접해본 것들이고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지난해 중국의 도움으로 한약재 160종을 담은 라오스 약전이 처음으로 발간됐지만 한약재, 전통의약에 대한 연구는 중국뿐 아
니라 프랑스, 러시아, 베트남, 태국, 일본, 한국의 약전을 두루두루 참고해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약전은 무려 601종의 한약재가 수재되었는데 이번에 의약품 규격에 근거한 실험법을 배우면서 라오스 약전을 어떻게 발전시켜야 할지 방향을 제시해줬습니다.”
―다른 국가와의 전통의약 교류나 교육에 참여한 적은 없나요.
“일본에 2주간 연구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곳에서는 의약품 생산 공장을 둘러보거나 약재 가공 현장을 살펴보는 정도였고요. 최근에는 베트남, 태국과 MOU를 맺고, 전통의약 지식을 공유하고 연구협력을 해나갈 계획입니다. 그동안 라오스는 중국의 전통의약 영향을 많이 받아왔습니다. 지난해 중국 도움으로 라오스 약전을 만들었죠. 하지만 라오스 정부는 한국 한의약에 주목하고, 관련 기술을 전수받고 싶어 합니다. 다른 나라와 달리 한국의 교육에 적극 참여하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한국처럼 체계적인 한의약 교육 프로그램을 갖춘 나라가 없는 거 같습니다.”
―라오스 전통의약품 품질관리 수준은 어느 정도며, 한국에서 배운 기술을어떻게 활용해나갈 계획인가요.
“라오스 정부는 현대 의약품보다는 한약재 소비를 장려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한약재 구하기가 쉽고, 커뮤니티(community)에서 생약(raw material)을 구매해 치료제로 쓰는 전통방식을 따릅니다. 한국처럼 과학적 시험분석에 의한 고품질 한의약 생산체계와 거리가 멀어요. 연수를 통해 배운 것을 바탕으로 고국에 돌아가 점차적으로 개선해나가갈 계획입니다. 바람이 있다면, 한국 정부에서 분석 장비나 표준시약을 지원해주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기술 지원도 중요하지만 라오스에서는 표준시약을 쉽게 구할 수 없어 분석자체가 힘든 상황입니다.”
―라오스에서 생산되는 주요 약재를 소개해 주십시오.
“라오스의 대표 한약자원은 강황입니다. 라오스는 평야가 드물고 산간지형이 많다보니 한약재를 재배할 넓은 땅이나 농장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우리 같은 전통의약연구소에서 재배단지를 조성, 운영하고 있습니다. 라오스에선 강황 2종(Curcuma longa, Curcuma zanthorrhiza)과 고양이수염(Orthosiphon aristatus)을 주로 재배하며, 만삼(Codonopsis pilosula), 사인(Amomi Fuctus)을 키우기도 합니다. 라오스에서 자라는 약재는 약 2000종으로 알려져 있지만 각 종에 대한 연구는 미비한 실정입니다. 라오스의 천연자원과 한국의 첨단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치료물질을 개발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에서 더 배우고 싶은 연구 분야가 있다면.
“한국의 한약재 재배·관리·유통 기술 그리고 과학에 기반한 한의약 연구개발 등 선진 노하우를 배우고 싶습니다. 현미경을 이용한 관능검사, 심도 깊은 미생물 검사, 새로운 약초에 대한 세부적인 검증 방법과 한국의 침술, 한방 치료 기술도 궁금합니다. 국가 간 교류협력의 폭도 넓어지길 바랍니다. 한국의 기술지원, 한약재 협동조사, 치료효과 연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지속적으로 마련되길 기대합니다.”
*사진=한국한의약진흥원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