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유행 조짐에 ‘일괄 3단계’ 고육책…경제·일상 ‘타격’

김향미 기자

19일 ‘5인 이상 모임 금지’ 이후 일주일 만에 방역 조치 강화ㆍ‘6시 이후 3인 이상 제한’ 미적용…당국 지각 대처에 비판도

전국적으로 가마솥더위가 지속된 25일 서울 영등포구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선풍기와 냉풍기 바람을 쐬며 검사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적으로 가마솥더위가 지속된 25일 서울 영등포구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선풍기와 냉풍기 바람을 쐬며 검사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27일부터 비수도권 지역의 물리적(사회적) 거리 두기를 3단계로 높이기로 결정하면서 수도권에 비해 그동안 완화된 방역규제를 받아왔던 비수도권 지역도 이동과 경제활동 등 일상생활의 위축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수도권 지역에 대한 ‘짧고 굵은’ 방역이 좀체 효과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비수도권 지역 풍선효과와 맞물려 전국 대유행 조짐까지 보이면서 정부가 고육책을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25일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1주간 수도권 일평균 확진자 수가 966.2명으로 전주(990.1명) 대비 2.4% 줄었으나, 비수도권은 498.9명으로 전주(358.2명) 대비 39% 증가했다”고 밝혔다. 권 장관은 “감염재생산지수도 수도권 1.02, 비수도권 1.27로 수도권의 유행이 정체되는 가운데 비수도권이 확산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1487명(지역발생 1422명, 해외유입 65명)으로 지역발생 확진자 중 비수도권은 546명(38.4%)이다. 비수도권에선 지난 21일부터 이날까지 5일 연속 500명대 확진자가 나왔고, 확진자 비중은 40%에 육박했다. 비수도권 비중은 6월 다섯째주 18.9%에서 7월 셋째주 34.0%로 급증했다. 부산은 주점·노래연습장·목욕장·직장 등을 중심으로, 대전은 주점·실내체육시설에서, 강원은 외국인 계절노동자·휴양시설 중심으로, 제주는 관광객 유입으로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중대본은 “3차 유행 이후 장기간 누적된 감염원과 전파력 높은 델타 변이의 증가, 여름휴가철 이동 수요 폭증으로 상당 기간 유행이 지속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지난주 델타 변이 검출률은 48%로 급상승했는데, 현재 예방접종률(1차 접종률 32.8%)은 낮아 4차 유행을 통제할 방법은 ‘고강도 거리 두기’밖에 없다고 당국은 보고 있다.

방역당국은 지난 12일 수도권 4단계 적용 이후 비수도권에 ‘풍선효과’가 나타나자 15일부터 10개 광역 시·도의 거리 두기를 2단계로 상향했다. 19일부터는 비수도권에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를 단일하게 적용했다. 이후 일주일 만에 또다시 방역수칙 강화 조치가 취해진 것으로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이미 4단계를 적용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방역당국의 대처가 한발씩 늦다는 비판도 나온다. 거리 두기 강화·연장 조치가 1~2주 단위로 이뤄진다는 지적에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거리 두기는 여러 생업상의 어려움과 국민 불편을 초래하기 때문에 가급적 거리 두기의 효과가 나타나는 기간(10일~2주)에 따라 (조정 기간을) 최소한으로 잡아서 설정·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비수도권 3단계는 수도권 4단계 거리 두기가 적용되는 기간(~다음달 8일)과 맞물려 13일간 적용된다. 다만 인구 10만명 이하 군지역은 확진자 발생이 적고, 풍선효과 우려도 낮다고 판단해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3단계 격상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3단계가 적용되면 사적모임은 4명까지 가능하고, 돌봄·임종·예방접종 등 상황에 따라 예외가 인정된다. 행사·집회 및 장례식장·결혼식장에서는 50명 미만으로 인원이 제한된다. 유흥시설과 노래연습장은 오후 10시까지만 영업할 수 있고, 식당·카페도 오후 10시부터는 포장·배달만 가능하다. 실내 스포츠 경기장과 종교시설에선 수용인원의 20% 안에서 모일 수 있다. 공원과 휴양지, 해수욕장 등에서는 밤시간에 음주가 금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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