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가까이 1000명대…4단계 유지 ‘K방역’ 또 시험대

노도현 기자

‘거리 두기로 억제’ 효과 논란

일부 전문가 ‘봉쇄 수준’ 요구

‘중환자 수 중심 대응’ 의견도

드라이브 스루 선별검사소 다시 ‘북적’ 코로나19 확진자가 23일 연속 네 자릿수를 기록한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심산기념문화센터 주차장에 설치된 ‘드라이브 스루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의 차량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드라이브 스루 선별검사소 다시 ‘북적’ 코로나19 확진자가 23일 연속 네 자릿수를 기록한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심산기념문화센터 주차장에 설치된 ‘드라이브 스루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의 차량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도권에서 거리 두기 4단계를 시행한 지 2주가 넘도록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히지 않고 있다. 최고 단계 거리 두기도 통하지 않으면서 봉쇄 없이 유행을 억제해온 ‘K방역’이 또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장기화된 고강도 방역조치를 둘러싸고 엇갈린 의견이 나온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29일 브리핑에서 “비수도권 일괄 3단계 조치가 월요일(26일)부터 시행됐다”며 “며칠 사이 환자 수가 증가하니까 전국적으로 거리 두기 4단계 조치를 해야 한다는 주장은 경과기간이 걸리는 걸 고려하지 않아 합리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다음주까지 수도권 4단계와 비수도권 3단계 영향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뒤 추가 조치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손 반장은 “계속 방역을 강화시키는 게 확산세 저지를 위해서는 중요한 관점이지만, 그로 인해 지나치게 다른 피해가 커져 오히려 코로나19 위험보다도 커진다면 어느 부분이 사회에 유리한 방향인지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7일 이후 한 달 가까이 1000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이전 유행보다 숨은 감염자 규모가 크다는 점, 거리 두기 강화에도 이동량 감소 속도가 더딘 점, 전파력이 높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우세 변이종으로 떠오른 점을 들어 “이전보다 감염 위험이 높다”고 분석했다. 당분간 확산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1차 목표는 4차 유행 이전 수준(600명대 안팎)에 도달하고 감소 추세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봉쇄에 가까운 강력한 조치를 거론하고 있다. 백신 접종 완료율이 이날 0시 기준 13.7%에 그치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목소리에 힘을 싣는다. 정기석 한림대 의대 호흡기내과 교수는 “환자 수가 어느 정도 이상 나오면 위중증 환자가 늘어나는 등 혼란이 올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 전에 확진자 숫자를 조절해주는 것이 안전하다”며 “아예 자정 이후 ‘통금’(통행금지)을 시행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반면 확진자 수 집착에서 벗어나 중환자 수를 중심으로 대응해나가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고위험군 다수가 예방접종을 마쳐 치명률이 대폭 낮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2.7%에 이르던 치명률은 지난달 0.24%까지 낮아졌다. 영국이 최근 수만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는 와중에 방역조치를 전면 해제한 것도 낮은 치명률 덕분이었다.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사회적 거리 두기는 공짜가 아니다”라며 “확진자 숫자가 많다고 사회경제적 피해를 감수하며 4단계를 지속할 만큼 심각한 상황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델타 변이의 위력을 감안하면 강력한 거리 두기도 확산세를 꺾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델타 변이가 워낙 거세기 때문에 봉쇄한다고 해도 확진자가 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며 “고위험군 대상으로 백신 접종이 끝나는 8~9월까지 지금 확산세를 유지만 해도 큰 성공이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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