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시설 내 노인 학대 10년 새 9배 늘어

이창준 기자
어르신들이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원각사 무료급식소에서 나눠준 도시락을 받고 있다. 권도현 기자

어르신들이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원각사 무료급식소에서 나눠준 도시락을 받고 있다. 권도현 기자

노인 복지시설에서 발생한 노인 학대 건수가 최근 10년간 9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성적 학대 사례도 급증해 피해 노인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시설 내 노인학대 현황과 대책’을 25일 발표했다. 보건사회연구원 고령사회연구센터가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노인학대 현황보고서 등을 바탕으로 수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19년 전국 34개 지역 노인보호전문기관을 통해 접수된 노인 복지 시설 내 노인학대 상담 건수는 61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노인 학대 집계를 시작한 2005년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지난 2009년(71건)보다 10년 동안 9배 가량 증가했다. 특히 2016년까지 200명대 수준을 유지했던 시설 내 학대 건수는 3년 만에 2배 이상 늘어나는 등 최근 들어 더욱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학대가 발생한 시설 종류별로 보면 2019년 617건의 피해 사례 중 70%에 달하는 432건이 노인의료복지시설에서 발생했다. 학대 유행별(중복 집계)로는 ‘방임’이 352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신체적 학대’(163건), ‘정서적 학대’(136건), ‘성적 학대’(133건)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 2012년 16건에 불과했던 성적 학대 사례는 7년만에 8배 넘게 급증했다.

학대 피해 사례 중 절반 이상은 장기적으로 반복된 것으로 조사됐다. 2019년 기준 1개월 이상 지속된 학대 사례는 총 393건으로 전체 64%에 달했다. 1회성으로 끝난 학대 사례도 191건으로 전년(101건)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임정미 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시설 학대는 단기적인 일회성 학대에서 장기간에 걸쳐 발생하는 반복적 학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실제 현장에서는 더 많은 피해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며 직원 교육 및 처벌 강화를 포함한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 부연구위원은 “피해자 중에는 의사 표현이 힘든 치매 환자나 상시 돌봄이 필요한 경우 등이 많아 신고 사례보다 더 많은 학대가 잠재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학대 규모와 원인을 더 구체적으로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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