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수 3000명 유지돼도 단계적 일상 회복 시작돼야”읽음

노도현 기자

“더 늦추면 문제 해결 미룰 뿐” 방역전문가 목소리 나와

김 총리 “청소년·임신부도 접종…고령층 등 추가 접종”

국내에서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연일 2000~3000명대를 이어가면서 26일 누적 확진자 수가 30만명을 넘어섰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4차 대유행을 주도하는 탓에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는데도 오히려 유행 규모가 커진 셈이다. 정부는 다만 백신 접종 효과로 코로나19의 위험도는 낮아진 만큼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로의 방역체계 전환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급격한 확산을 억제하면서 지금보다 더 많은 확진자를 감당해낼 수 있는 방역체계를 마련할 때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771명이라고 밝혔다. 역대 최다인 전날 3273명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이날 누적 확진자 수는 30만1172명을 기록했다. 지난달 2일 20만명을 넘어선 뒤 10만명이 더 감염되기까지 55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누적 확진자가 10만명에 도달하기까지 1년2개월, 10만명에서 20만명에 이르기까지 4개월이 걸린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빠른 속도다.

인구의 70% 이상이 1차 접종을 마쳤는데도 유행이 꺾이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델타 변이’다.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감염력이 2배가량 높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의 델타 변이 검출률은 약 98%로, 거의 모든 확진자가 델타 변이 감염자다. 권장횟수 접종을 모두 마친 접종 완료자 비율이 40%대에 그친다는 점, 이달 초 사적모임과 영업시간 제한이 완화된 점, 거리 두기에 지친 시민들의 이행력이 떨어진다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만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치명률과 중증화율은 떨어졌다. 지난 7~8월 치명률은 0.29%, 중증화율은 2%대였다. 3차 대유행이 한창이던 지난해 12월 치명률과 중증화율이 각각 2.7%, 4.72%까지 치솟았던 것과 대비된다.

정부는 예정대로 일상 회복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방송된 지역민영방송협회 특별대담에서 “10월 말이 되면 전 국민 70%가 접종을 완료할 것”이라며 “그만큼 코로나의 활동 공간을 좁혀놓는 것이다. 그러면 단계적 일상 회복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10월 초부터 1·2차 접종 간격을 단축해 예방접종 완료율을 더욱더 높여나가겠다”며 “백신 접종 대상을 청소년과 임신부까지 확대하고 60세 이상 고령층, 의료기관 종사자 등 고위험군부터 추가 접종을 곧 시작하겠다”고도 말했다. 정부가 27일 발표할 예정인 4분기 코로나19 예방접종 계획 일부를 미리 언급한 것이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단계적 일상 회복을 시작하지 않는 것은 문제의 해결을 미룰 뿐”이라며 “10월 말 확진자 수가 3000명이 유지되더라도, 심지어 더 늘어나더라도 단계적 일상 회복은 시작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준비를 치열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준비 과제로 미접종 고위험군에 최대한 접종 기회 제공, 충분한 중환자 치료병상과 의료인력 확충, 경증환자의 접촉자 추적 체계 단순화, 경증환자 재택치료 시행 등을 제시했다.

방역당국으로서는 10월 말까지 의료체계가 감당할 만한 수준으로 유행 규모를 억제하는 것이 우선 과제다. 당국은 추석연휴 여파로 향후 2주간 확진자 수가 크게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병상 여력은 확진자 2500~3000명을 1~2주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하면 의료대응체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김 총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이번주 방역상황이 단계적 일상 회복의 출발점을 결정짓게 될 것”이라며 “이번 한 주 동안 만남과 모임을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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