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혜 은평성모병원장 "지역의료 책임지는 스마트병원 도약합니다"

박효순 기자

“환자 중심의 진료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지역주민에게 사랑받는 병원,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병원, 소외된 이웃들에게 희망과 빛이 되는 병원을 정착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응급의료센터를 중심으로 각 임상과들과 협력 속에 전원시스템을 구축하고, 전원을 온 중증응급환자를 최대한 수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지역 의료를 책임지는 병원이 될 것입니다.”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2대 병원장에 지난달 1일자로 최승혜 유방외과 교수(57)가 임명됐다. 국내 1세대 여성 외과의사이며 유방암 치료 분야의 권위자인 최 병원장은 전국에 8개 산하병원을 거느린 CMC(가톨릭중앙의료원) 최초의 여성 병원장이다. 2019년 병원 개원 후 진료부원장으로서 특유의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한 리더십, 교감과 배려를 바탕으로 한 모든 직종의 교직원들과의 소통을 통해 은평성모병원이 서울·수도권 서북부 거점병원으로 자리매김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최 병원장은 지난 8일, 취임 후 경향신문과의 첫 인터뷰에서 “아직 성장 중에 있는 그래서 무한한 성장가능성이 있는 은평성모병원에 많은 관심과 사랑 그리고 응원을 부탁드린다”면서 “열심히 노력해서 환자들에게는 ‘희망과 빛이 되는 병원’이 되고 ‘하느님이 보시기에 좋은 병원’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최 병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가톨릭중앙의료원 역사에서 산하 병원 중 처음으로 여성 병원장에 임명된 최승혜 교수가 은평성모병원 현판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가톨릭중앙의료원 역사에서 산하 병원 중 처음으로 여성 병원장에 임명된 최승혜 교수가 은평성모병원 현판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CMC 최초 여성 교원 출신 병원장이 되신 소감과 각오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은평성모병원은 개원 3년째로 성장 과정 중에 있으며, 앞으로의 3~4년간은 발전과 도약에 발판이 되는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 해야 할 일들이 많은데 하나하나, 차근차근 교직원들과 함께, 무엇보다도 하느님이 지켜주시고 해주실 것이라 믿고 의지하면서 해나가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받은 혜택과 사랑에 조금이나마 보답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것에 감사하며, 열심히 해보려고 합니다.”

―취임사에서 미래 성장동력 마련을 위한 인재양성·연구역량·조직문화 분야 발전전략을 제시하셨습니다.

“은평성모병원은 성장 과정에 있는 병원입니다. 양적인 성장은 물론 상급종합병원에 버금가는 질적 성장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교직원들이 한마음이 돼 서로 배려하고 소통하는 조직문화를 구축하고 환자중심의 진료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원 초에는 시스템이나 문화에 차이가 있는 서로 다른 병원에서 근무하던 교직원들이 모이다보니, 은평성모병원만의 새로운 시스템과 문화를 만들고 같은 공동체, 한가족이라는 마음을 모으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은평성모병원 교직원들이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문화를 바탕으로 자부심과 주인 의식을 갖는 긍정적인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은 환자 중심의 진료시스템 구축과 성장의 필수적이며 이런 문화가 마련돼야 발전에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병원장님께서 생각하시는 환자 중심의 진료 프로세스란 어떤 것인가요?

“환자 중심의 진료 프로세스를 구축하는데 있어서 가장 핵심은 환자가 병원이나 교직원보다 가장 먼저 고려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환자 입장에서 편안하게 진료를 볼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하는 것이지요. 예를 하나 들자면, 은평성모병원은 암환자에게 신속진료시스템(fast track)을 적용해 진료하고 있습니다. 암 환자가 내원하면 하루 만에 정밀검사 결과를 도출하는 원스톱 병리 진단부터, 영상검사 등 모든 과정을 신속하게 진행해 환자가 기다림 없이 진료 받을 수 있도록 합니다. 이 과정에서 의료진을 비롯해 많은 인력과 시간이 투입되지만 무엇보다 환자를 우선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앞으로 이런 시스템을 더욱 강화하고 다양한 질환군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최승혜 병원장이 스마트병원 구축과 환자 중심의 진료프로세스 정착 방안 등을 설명하고 있다.

최승혜 병원장이 스마트병원 구축과 환자 중심의 진료프로세스 정착 방안 등을 설명하고 있다.

―지역주민에게 사랑받는 병원,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병원을 위해 현재까지 어떻게 했으며 향후 어떤 노력을 더 기울이실 계획이십니까.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함께 소중한 우리’ 병원이라는 경영방침 아래 자선진료, 건강강좌, 무료이동진료, 은평성모자선회 설립 등을 통해 지역주민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생명의 봉사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개원 첫해인 2019년부터 ‘다시 봄’ 각막이식 지원 사업을 전개해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각막이식을 미루고 있는 환자들에게 생명의 빛을 선물해오고 있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교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개원 직후 발족한 은평성모자선회는 취약계층 의료비 지원, 코로나19 위기 불우이웃 돕기, 지역사회 기관 후원 활동 등 다양한 생명나눔을 실천하며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병원의 목표를 이뤄나가는 중입니다.”

―지역 의료계와도 긴밀한 협력관계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은평구의사회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 건강강좌와 환자 전원을 통한 협진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은평구의약인협의회, 은평소방서와 경찰서 등 은평구 내 유관기관 및 협의체와 협조해서 지역 의료의 중심 역할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질환별로 팀을 구성해서 지역 병의원을 대상으로 진료에 필요한 화상강의를 진행 중입니다.”

―병원의 양적, 질적 성장이라는 당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복안은 어떤가요.

“현재 은평성모병원이 갖추고 있는 인력, 시설, 장비 등 물적·양적 자원은 물론, 은평성모병원이 개원하기 전까지는 대학병원이 부재했던 지역적 특성으로 볼 때 은평성모병원은 지역 주민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상급종합병원과 가톨릭중앙의료원을 대표하는 핵심병원으로 성장하리라 기대하고 확신합니다. 이를 위해서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동시에 성장을 해야 하며, 개원 3년차를 맞는 지금이야 말로 10년, 20년 후의 장기적 발전의 발판을 마련하는 되는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최승혜 병원장은 여성 외과의사 1세대로서 유방암 치료의 권위자로 꼽힌다.

최승혜 병원장은 여성 외과의사 1세대로서 유방암 치료의 권위자로 꼽힌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십시오.

“먼저, 양적 성장을 위해서는 진료량을 증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특히 외래와 응급실을 통한 환자 유입이 진료량 확대의 시작입니다. 우리 병원만의 진료 시스템을 구축하고, 여러 가지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하고자 합니다. 예를 들면, 증상은 있지만 무슨 진료과를 찾아가야할지 몰라 증상을 방치하거나 병원을 늦게 찾는 환자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은평성모병원은 이런 점을 고려해 환자들이 고민하는 대표 증상을 선정하고 증상별로 해당 진료과를 바로 연결해 환자들이 빠르고 정확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금요일 증상 클리닉 데이’를 최근 개설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토요일에도 환자들이 시간의 제약 없이 편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진료 활성화를 위해 의료진과 어려가지 논의를 진행 중입니다.”

―진료권역 확장에도 역량을 집중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2차 의료기관인데, 상급종합병원(3차 의료기관)으로의 정착과 도약을 위한 구체적 방안이 있으시다면.

“환자 진료권을 서울 서북권(서대문구, 은평구)을 넘어서 경기 북부(고양시, 일산시)와 경기 서북부(파주, 김포)까지 확대하는 게 장기적 목표입니다. 상급종합병원의 역할에 맞는 중증질환 진료 활성화 방안으로 장기이식병원, 심장혈관병원, 뇌신경센터, 암센터, 혈액병원 5개 핵심분야를 선정해 지원할 예정입니다. 의료질 향상과 환자 안전을 위해 ‘PI(Performance Improvement)실’의 시스템을 확대 개편해 지표관리를 통한 효율적인 진료가 이뤄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환자가 안전한 환경에서 수준 높은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환자안전시스템을 더욱 확고하게 정착시키겠습니다.”

최승혜 병원장의 외래진료 장면. 항상 밝은 모습으로 환자의 아픔과 고민을 들어주는 진료를 한다.

최승혜 병원장의 외래진료 장면. 항상 밝은 모습으로 환자의 아픔과 고민을 들어주는 진료를 한다.

―상급종합병원 도약을 위해서는 연구 분야의 발전이 필수인데요.

“가톨릭중앙의료원은 국내 최대의 의료네트워크를 보유하고 빅데이터를 활용한 최고 수준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은평성모병원 교직원들이 의료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연구 사업에 적극 참여해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병원장으로서 지원하겠습니다. 또한, 임상시험센터와 임상의학연구소를 통한 임상시험 활성화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연구회와 AI(인공지능) 연구에 관심을 갖고 지원하도록 하겠습니다.”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스마트병원 활성화 관련해 현재 은평성모병원의 현황과 앞으로의 목표는 어떻습니까.

“은평성모병원은 개원 초기부터 가톨릭대학교-의생명산업연구원-은평성모병원이 협업하는 가톨릭스마트이미징연구센터(CSI-RD)를 구축하고, AI 연구와 개발은 물론 원격판독체계를 통해 지역사회 의료기관과 가톨릭대 부속병원 영상 판독을 지원함으로써 의료자원의 효율적 운영과 영상 판독의 수준을 향상하는데 기여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음성인식 전자의무기록 연구소(Voice Lab for EHR)를 개소하고 세계 최초로 음성으로 간호기록을 입력하는 Voice ENR 시범병동을 운영에 나서면서 인공지능 음성인식 분야의 원천 기술을 확보해가고 있습니다. 더불어 외래, 수술실, 처치실, 검사실 등에서 의료진이 음성으로 의무기록을 입력할 수 있는 Voice EMR을 도입해 확대 운영을 준비 중입니다. 또한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병원들과 함께 해외 파견근로자, 재외국민 등을 대상으로 모바일 앱을 통해 비대면 진료 후 처방약을 수령할 수 있는 ‘국제 스마트진료 서비스’ 구축에도 도전하고 있습니다.”

*사진=은평성모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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