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누구야~” “오랜만에 따뜻한 밥 먹네”…웃음꽃 핀 노인 무료급식소

류인하 기자

서초구 복지관 1년9개월 만에 다시 열어…“아직 불안” 걱정도

‘위드 코로나’ 첫날인 1일 서울 서초구 서초구립중앙노인종합복지관 ‘서리풀 시니어 레스토랑’을 찾은 어르신들이 식사를 받고 있다. 류인하 기자

‘위드 코로나’ 첫날인 1일 서울 서초구 서초구립중앙노인종합복지관 ‘서리풀 시니어 레스토랑’을 찾은 어르신들이 식사를 받고 있다. 류인하 기자

식판을 내려놓은 박윤순 어르신(94)이 맞은편을 향해 손짓했다. “아이고, 누구야 이게?” 건너편에서 한창 식사 중이던 허추자 어르신(74)이 고개를 들어 미소를 지으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위드 코로나’ 실시 첫날인 1일 오전 11시30분 서울 서초구 서초구립중앙노인종합복지관 2층 ‘서리풀 시니어 레스토랑’이코로나19 발생 이후1년9개월 만에 문을 열었다. 어르신들은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서로의 안부를 물었고, 영양사와 복지담당직원들은 틈틈이 어르신들의 식사를 챙겼다. 이날 식당에는 어르신 29명이 방문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거나 접종완료 후 14일이 경과하지 않은 어르신에게는 이전과 동일하게 도시락으로 식사를 전달했다.

식사를 마친 허추자 어르신은 “ ‘이제 복지관으로 나와 식사하면 된다’는 복지관 직원의 전화를 받았을 때 설레고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가벼운 화장도 하고 목에는 나뭇잎 장식이 달린 하얀 스카프도 둘렀다. 그는 “집에서 혼자 지낼 때는 꾸밀 일이 없었는데 바깥 바람을 쐰다는 기분에 머리도 만지고 갖춰 입고 나왔다”고 했다.식당에 제일 먼저 도착한 70대 유모 어르신은 식사 후 4층에 마련된 탁구장에서 탁구를 칠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오래간만에 따뜻한 밥을 바로 먹으니 참 좋았다. 서울시내에서 여기 밥이 제일 맛있다”면서 엄지를 치켜들었다.

서초구는 결식 우려가 있는 만 60세 이상 관내 저소득 어르신 701명을 대상으로 무료급식사업을 하고 있다. 이 가운데 거동이 가능한 321명은 주 5일 경로식당을 방문해 식사를 해왔지만, 코로나19 발생 이후 식당을 폐쇄하면서 배달 도시락만으로 식사를 대신 제공했다.

현기순씨(65)는 “식사 핑계로 이렇게 외출을 하니 훨씬 몸이 가볍고 좋다”면서 “그래도 아직은 많이 조심해야 할 때니 밥만 먹고 돌아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식당 정리 및 배식 등 급식도우미는 ‘서초구 사회서비스형 지역보듬이 사업단’에 참여 중인 어르신 10명이 맡았다. 김다솔 팀장은 “서리풀 시니어 레스토랑 재개장에 앞서 어르신들을 선발해 보건증 발급 및 코로나19 선제검사, 직무교육 등을 마쳤으며, 오늘 처음 식당에 투입되셨다”고 말했다. 서초구는 경로식당 재개방에 앞서 구립 양재·방배·서초중앙 노인종합복지관 3곳의 경로식당을 ‘서리풀 시니어 레스토랑’으로 리모델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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