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코로나19 치료제, 게임체인저 될까…정부 "내년 2월부터 국내 도입"

이창준 기자
화이자 사의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팍스로비드’ /로이터 연합뉴스

화이자 사의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팍스로비드’ /로이터 연합뉴스

정부가 이달 중 선구매 계약을 완료하는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를 내년 2월부터 국내에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임상시험 결과 일부 경구용 치료제는 코로나19로 인한 입원 및 사망률을 최대 90% 가까이 낮추는 것으로 확인돼 향후 고위험군 확진자 등의 치료 과정에서 이들이 ‘게임체인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고재영 질병관리청 대변인은 8일 브리핑에서 “선구매 계약을 추진 중인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는 2022년 2월부터 단계적으로 국내에 도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앞서 글로벌 공급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선구매 계약 형태로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40만4000명분을 미리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해당 물량을 이르면 내년 2월부터 국내 코로나19 치료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앞서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제약사 화이자 사는 자사의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난 고위험군 389명에게 증상 발현 3일 이내 해당 치료제를 투여 한 결과, 4주 동안 3명이 코로나19로 병원에 입원했고 한 명도 사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제를 복용하지 않은 385명 중에서는 같은 기간 27명이 입원하고 7명이 사망한 것에 비하면 89%의 입원 및 사망 감소 효과를 보인 것이다. 화이자는 증상 발현 후 닷새 안에 이 약을 복용했을 경우에도 입원율 및 사망률이 85% 가량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발표된 미국 제약사 머크 사의 치료제인 ‘몰누피라비르’가 코로나19 중증 발전 위험을 50% 가량 감소시킨 것보다 우수한 효과다. 머크사의 치료제가 최소 복용 단위인 1코스 당 하루 두번 각 네 알씩 5일 동안 총 40알을 투여해야 하는 것에 비해 화이자 사의 치료제는 하루 두번 세 알씩 5일간 총 30알을 복용하면 된다. 용법 측면에서도 화이자의 팍스로비드가 조금 더 간편하다.

일부 국가들은 벌써 해당 치료제의 현장 사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영국은 지난 4일 세계 최초로 몰누피라비르의 사용을 승인했고, 미국도 이달 중 몰누피라비르의 사용 승인을 검토할 공개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화이자 역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오는 25일까지 자사 치료제의 임상시험 결과를 제출해 사용 승인 심사를 받을 계획이다.

정부는 이달 말까지 우선 확보 예정 물량인 40만4000명분에 대한 선구매 계약을 완료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까지 몰누피라비르 20만 명분과 팍스로비드 7만 명분에 대해 선구매에 준하는 ‘구매 약관’을 체결했으며, 머크와 화이자를 비롯해 스위스 제약사인 로슈와도 남은 13만4000명 분에 대한 구매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다소 비싼 가격이다. 머크사는 몰누피라비르의 가격을 1코스 당 700달러(약 83만원)로 책정했다. 화이자는 아직 팍스로비드의 가격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몰누피라비르와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 코로나19 치료제 구매에 편성된 예산은 362억원(3만8000명분)으로 정부는 추가 예산은 11월 국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단 정부는 경구용 치료제를 현장에서 활용할 경우 개인에게 비용 부담을 지우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먹는 치료제가 향후 코로나19 상황에서 게임체인저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물량을 추가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머크는 올해까지 1000만명 분의 치료제를, 화이자는 올해까지 18만명의 치료제만을 생산할 예정이다. 다만 정부는 아직 해당 치료제의 사용 대상이 구체화되지 않아 정확한 필요 수량을 계산할 수 없는 만큼 추가 구매는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고 대변인은 “추가 물량 구매에 대해서는 추후 확진자 발생 현황과 식약처 사용 승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필요하면 다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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