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확진 외국인 대부분 ‘백신 미접종’

김향미·박준철 기자

공동생활 등 거주 환경 영향…외국인 접종대책 실효성 우려도

인천 교회 관련 등 누적 확진 24명…추가 확산 가능성 높아져

코로나19 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인천의 한 교회와 외국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 규모를 키우고 있다. 외국인 확진자 다수가 백신 미접종자로 파악되면서 당국의 외국인 대상 접종대책이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취약한 외국인 거주 환경 등이 감염 확산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6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오미크론 감염은 누적 24명(국내발생 18명, 해외유입 6명)이고, 의심사례는 10명이다. 나이지리아에 다녀와 오미크론에 감염된 인천 목사 부부로부터 시작된 ‘인천 교회 관련’이 20명으로 가장 많다. 의심사례 10명도 이 집단감염 사례에 묶인다. 그 외 지난달 나이지리아에서 입국한 경기 거주 2명이 있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여행하고 지난 1일 입국한 2명이 이날 오미크론 새 해외유입 사례로 추가됐다.

특히 ‘인천 교회 관련’ 오미크론 감염자·의심사례 30명 중 21명(70%)이 미접종자다. 인천시에 따르면 목사 부부의 이동을 도운 지인 A씨가 활동하는 지역에서는 오미크론 확진자 7명이 모두 외국인으로 확인됐고, 현재 의심사례도 이 지역에서 나왔다. 이곳은 러시아·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 출신 및 고려인 등 중앙아시아인 5400여명이 살고 있다. 대부분 인근 공단이나 중고차매매단지에서 일하고, 중앙아시아식 식당이 들어서는 등 공동생활권이 형성돼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체류 외국인(등록·미등록) 인구 196만여명 대비 접종률은 1차 79.9%, 2차 75.9%이다. 전체 인구 대비 접종률(1차 83.1%, 2차 80.5%)과 비교해 다소 낮다.

현재 외국인은 등록·미등록 구분 없이 우선접종군·연령대별 접종 시기에 맞춰 접종받을 수 있다. 방역당국은 신분 노출을 꺼려 하는 미등록 외국인 접종 독려를 위해 접종 시 신분 증명 서류를 확인하지 않고, 불법체류가 확인돼도 관계부처에 통보하지 않고 있다.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생활환경이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경제적 여건이 좋지 않기 때문에 원룸 등을 얻어 몇명씩 함께 지내는데, 집 안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생활하는 점 때문에 전파가 쉽게 일어날 수 있다. ‘인천 교회 관련’ 감염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충북 거주 교인 1명의 오미크론 감염이 이날 확인됐고, 교회에 다녀간 서울지역 대학 유학생 3명에 대한 분석 결과도 7일 발표되는 등 인천 외부로의 확산 조짐도 있다. 방대본은 현재 오미크론 감염자 밀접접촉자는 600명 정도이고, 3편의 항공기 탑승자 400명가량과 인천 교회 관련해 선제적 검사 대상자 360여명이 추적관리 대상이라고 밝혔다. 주간 변이 검출 현황을 보면 델타 변이가 99.8%, 오미크론 변이가 0.2%로 집계됐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오미크론이 국내에서도 우세 변이가 될 가능성은 있다”고 했다. 현재 오미크론에 감염된 24명의 건강상태는 안정적이고 증상도 경미한 수준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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