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사망 100명 육박하는데 ‘지켜본다’는 정부

이창준 기자

코로나 위중증 첫 900명대

병상 없어 ‘의료 마비’ 가속

현장선 “미적대지 말아야”

중수본 “이번주 상황 보자”

코로나19 하루 사망자가 100명을 육박하고 중환자 수도 처음으로 900명선을 넘어서는 등 방역지표가 연일 악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중환자 병상도 거의 남지 않아 현재 수준의 중환자 발생이 이어지면 일반 환자 진료에까지 차질이 생길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정부는 ‘특단의 조치’를 예고하면서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의료 현장에선 “의료 현장은 붕괴 직전”이라며, 정부가 추가 방역조치를 미적대면서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4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수는 906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중환자 수가 900명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규 사망자는 94명 발생해 역대 최다를 3일 만에 다시 기록했다.

신규 확진자 수는 이날 0시 기준 5567명으로 지난 월요일 집계치(4957명)보다 600명 넘게 늘었다. 또 이날 오후 9시까지 5803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아, 15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다시 7000명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는 이날 5명이 추가돼 119명으로 늘었다. 3건은 전북 어린이집 관련 집단감염에서 추가로 확진된 사례고, 2건은 각각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나이지리아에서 입국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현재 검사가 진행 중인 오미크론 의심사례는 29명으로, 이 중 7건이 이날 새로 추가됐다.

증가하는 환자 수로 병상이 바닥을 드러낸 상태가 지속되면서 코로나19 환자가 제때 치료받지 못하고 사망하는 등 ‘의료 마비’ 현상도 가속화되고 있다. 전날 오후 5시 전국 코로나19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81.8%에 달했다. 특히 수도권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86.2%로, 입원 가능 중환자 병상은 114개만 남았다.

지난 한 주(12월5~11일)간 총 17명의 코로나19 환자가 병상 대기 중 사망했다. 전주(13명)에 비해 4명 늘어난 수로, 일상회복 조치 시행 이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숨진 코로나19 환자는 46명으로 늘었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에 확진되고도 하루 이상 병상을 배정받지 못한 사례는 총 808건에 달한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위중증 환자 수가 1000명 이상 되면 다른 일반 진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금이 ‘엄중한 상황’이라면서도 좀 더 추이를 지켜본 후 추가적인 방역 강화 조치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고령층 3차 접종이나 사적모임 규제 효과가 이번주부터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번주 상황을 보고 추가 대책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오미크론 변이의 위험도 평가 및 국내유입 차단을 위해 아프리카 11개국 등 지정된 국가의 단기체류 외국인의 입국제한, 내국인 및 장기체류 외국인의 10일 시설격리 등의 입국대응 방역강화 조치를 내년 1월6일까지 3주간 연장한다고 밝혔다. 에티오피아발 직항편도 같은 기간 국내 입항이 중단된다. 지정국 외 모든 해외입국자의 자가격리(단기체류 외국인은 시설격리) 10일 조치도 같이 연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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