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속량 예측 실패에 “서버 운영 문제” 남 탓…불신 키운 정부

노도현 기자

방역패스 ‘먹통’ 사태에 김 총리 “국민에 불편 드려 사과”

준비 안 된 방역대책으로 사회 혼란…질병청 “서버 증설”

<b>서울광장 빙 둘러싸고</b> 코로나19 확산세가 연일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4일 시민들이 서울시청 앞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서울광장을 따라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parkyu@kyunghyang.com

서울광장 빙 둘러싸고 코로나19 확산세가 연일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4일 시민들이 서울시청 앞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서울광장을 따라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parkyu@kyunghyang.com

방역패스 본격 시행 둘째날인 14일 전자예방접종증명서 서버 증설로 전날과 같은 대혼란은 없었지만 일부 플랫폼에서는 또다시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애초 자영업자의 부담을 더하는 방역패스 제도 자체가 환영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불안정한 제도 운영으로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을 키우는 형국이다.

질병관리청은 이날 오전 “야간에 서버 긴급증설 작업 및 서비스 최적화 작업을 수행했으며 보다 원활하게 전자예방접종증명서 발급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접속 장애 원인을 두고는 “기존 전자예방접종증명서 사용량을 토대로 서버를 증설했지만 계도기간 종료와 함께 접속량이 폭증하면서 발급이 원활하지 못했다”며 “실시간 대량 인증 처리 장애 등 과부하 문제 대응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QR코드에 백신 접종 이력을 담기 위해선 별도의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인증 자체를 전날 처음 진행한 이용자들이 많았던 것으로 파악했다.

결국 방역당국의 수요 예측 실패가 ‘먹통’ 사태를 불러온 셈이다. 논란이 커지자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방역패스 앱 접속 장애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에게 불편을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점심·저녁 시간대를 피해 미리 최초 인증을 받으면 훨씬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하지만 이날 낮 12시 전후로 네이버·카카오 등을 통한 전자 증명에 일시적인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정부가 오전 11시39분쯤 전자 예방접종증명서를 미리 발급받도록 안전안내문자를 발송한 직후 접속이 몰린 것이다. 질병청은 “어제는 질병청 서버의 과부하 문제였으나 오늘 점심시간대 일부 장애는 해당 플랫폼사의 과부하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날 점심시간대(오후 12~1시) 약 150만건의 QR코드 예방접종 검증이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다. 전날 같은 시간대(약 9만건), 지난 7일 같은 시간대(약 46만건)보다 높은 수준이다.

정부는 이날도 전산 장애로 방역패스 확인이 어려운 경우 전날과 같이 과태료 등 행정처분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정부가 시민들을 상대로 ‘방역패스 동참’을 대대적으로 촉구했지만 정작 준비 소홀로 방역패스 확대 시행이 이틀째 무색해진 셈이다.

당국의 섣부른 대응도 도마에 올랐다. 전날 질병청은 “전자예방접종증명서 서버가 위치한 KT DS 클라우드센터에서 접속 부하로 인해 원활하게 처리되지 않았다”고 언급해 책임 소재 논란을 자초했다. 이후 KT 측에서 서버 운영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밝히자 질병청은 “운영 서버가 KT DS 클라우드센터에 있다는 것이지 센터에서 서버 운영상 문제가 발생했다는 취지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KT DS 클라우드센터는 수요기관(질병청)이 요구하는 인프라 용량으로 계약과 운영을 수행하고 있다.

지지부진하던 12~17세 청소년 접종과 18세 이상 3차 접종은 다소 속도를 내고 있다. 전날 하루 12~17세 청소년 4만1914만명이 접종 예약에 참여했다. 11월과 비교하면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현재 16~17세 1차 접종률은 74.1%, 12~15세는 43.7%다. 홍정익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관리팀장은 “학교 단위 접종과 잔여백신 접종 등까지 고려한다면 16~17세는 80%까지, 12~15세는 60%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전날 3차 접종 인원은 75만9587명으로 지난 10월 3차 접종 시작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18세 이상 연령층의 3차 접종 간격이 3개월로 단축되면서 전날 하루에만 179만명이 3차 접종 예약에 참여했다. 현재까지 인구의 13.9%, 60세 이상 인구의 37.5%가 3차 접종을 마쳤다.


Today`s HOT
파리 뇌 연구소 앞 동물실험 반대 시위 앤잭데이 행진하는 호주 노병들 기마경찰과 대치한 택사스대 학생들 케냐 나이로비 폭우로 홍수
황폐해진 칸 유니스 최정, 통산 468호 홈런 신기록!
경찰과 충돌하는 볼리비아 교사 시위대 아르메니아 대학살 109주년
개전 200일, 침묵시위 지진에 기울어진 대만 호텔 가자지구 억류 인질 석방하라 중국 선저우 18호 우주비행사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