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1~2월 내 ‘우세종’ 가능성

이창준 기자

한 달 누적 감염 1200명 돌파…델타보다 2.5배 이상 빨라

앞으로 2주가 ‘골든타임’…병상 확충·경구용 치료제 시급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 유입된 지 한 달 만에 누적 감염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서는 등 급속 확산세다. 이 같은 전파 속도라면 다음달 중 국내에서도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해외 일각에서는 오미크론 변이가 감기 수준의 약한 중증도를 보인다는 주장도 제기되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속단하기 어려우며, 확산 속도가 매우 빨라 ‘의료대란’의 또 다른 뇌관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일 국내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 수는 93명이 추가돼 누적 1207명으로 늘었다. 변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통해 신속하게 해당 변이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지난달 31일부터 이틀 동안 500명에 달하는 오미크론 감염자가 발견돼 전날 0시 기준 누적 감염자 1000명을 넘겼다. 이 변이가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지난달 1일 이후 한 달 만에 기록한 수치로, 델타 변이가 처음 발견된 이후 1000명 도달까지 78일이 걸렸던 것을 감안하면 오미크론의 전파 속도는 이보다 2.5배 이상 빠른 셈이다.

방역당국은 특정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전체 코로나19 확진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경우 우세종으로 분류하는데, 이 같은 전파 속도면 오미크론 변이가 향후 1~2개월 내 국내에서도 우세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최대한 확산세를 늦추고는 있지만 빠른 전파 속도와 외국 사례들을 고려할 때 우리도 우세종이 되는 상황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해당 변이가 기존 바이러스에 비해 위중증률이나 사망률이 낮게 나타나고 있다며 바이러스의 병독성 자체가 낮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라우터바흐 독일 보건장관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오미크론 변이는 델타 변이보다 조금 덜 위험한 것처럼 보인다”며 “확신하긴 어렵지만 코로나19와 함께 살면서 우리의 일상을 되찾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내 전문가들은 해당 변이로 인한 입원율 등이 낮게 나타나는 것은 자연감염 및 백신 접종이 상당 부분 진행된 후 확인되는 결과라며, 단순히 이 변이의 병독성이 낮아졌다고 속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특히 외국에 비해 코로나19 유병률이 적었던 국내 상황에서는 자연감염으로 인한 면역 획득 효과도 누리기 어렵다고 봤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국내 상황은 재감염으로 인해 중증화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없어서 해외 상황과 같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오히려 오미크론 변이의 전파력이 높아 확진자 폭증 시 치명률이나 위중증률이 감소하더라도 의료체계에 가해지는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 수가 절대적으로 많아지면 중환자 병상 부족 현상이 또 발생할 것”이라며 “단순 비율로만 따지면 착시현상에 빠지게 될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거리 두기 조치를 연장한 향후 2주 동안 코로나19 전담 병상을 빠르게 확충하고, 백신 미접종자와 고위험군 위주로 예방접종을 확대하는 한편 경구용 치료제도 신속 도입·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기석 한림대 의대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2차 접종만으로는 오미크론 변이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없어 3차 접종률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며 “현재 70%대인 60대 이상 3차 접종률로도 오미크론 감염 위험을 막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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