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중증 두 달 만에 1000명대로
작년 연말 ‘병상 대란’ 재발 우려
정부 “약 2000명까진 대응 여력”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두 달 만에 다시 1000명대로 늘어났다.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처음으로 30만명대에 올라섰고, 누적 확진자 수는 500만명을 넘어섰다. 위중증 환자 증가로 중환자 병상도 빠르게 차고 있어 지난해 말 델타 변이 유행 당시의 병상 대란을 되풀이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현 의료체계에서 위중증 환자 약 2000명까지는 안정적으로 대응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전문가들은 다른 질환의 중환자 등을 고려하면 실제 가용 가능한 병상 부족은 더 빨리 찾아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8일 0시 기준 위중증 환자 수는 1007명으로 전날보다 52명 늘었다. 1000명이 넘는 위중증 환자가 나온 건 델타 변이 유행 시기인 지난 1월3일(1015명) 이후 64일 만이다. 사망자는 186명 나왔다.
신규 확진자 수는 20만2721명으로, 주말·휴일 검사 수 감소 영향으로 전날보다 8000명가량 줄었지만 닷새 연속 20만명대를 기록했다. 이날 오후 9시까지 32만6834명이 추가 확진되며 역대 최다 확진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국내 누적 확진자 수도 500만명을 넘어서 10명 중 1명은 감염자인 상황이 됐다.
방역당국은 전날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3월 첫주 코로나19 주간 위험도를 최고 단계인 ‘매우 높음’으로 평가했다. 60세 이상 고령층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고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게 평가의 이유지만, 사실상 추가 방역대책은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환자 병상은 빠르게 차고 있다. 방역당국이 발표한 중증 병상 가동률은 59.6%로 전날에 이어 60%에 육박했다. 정부는 현재 의료체계로 위중증 환자 약 2000명까지 안정적으로 대응 가능하고, 병상 운영을 효율화하면 2500명까지도 감당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브리핑에서 “전체 중환자실은 전국적으로 1113개의 병상이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확진된 임신부가 병·의원에서 분만할 경우 ‘분만 격리관리료’ 항목을 신설해 300%의 가산 수가를 적용한다고도 밝혔다.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에 위중증 정점이 올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중증 병상 부족 문제는 더 일찍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병상 부족 현상은 빠르면 이번 주말에도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