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대기 중 오존 증가···관련 사망 10년새 2배”읽음

허남설 기자
초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으로 보인 지난 2월13일 서울 남산에서 내려다 본 시내 전경. 강윤중 기자

초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으로 보인 지난 2월13일 서울 남산에서 내려다 본 시내 전경. 강윤중 기자

최근 10년 동안 대기 중 오존 농도가 짙어지면서 발생한 초과 사망(통상적으로 전망한 사망에 특정 원인이 더해져 추가로 일어난 사망) 인원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폭염 때문에 응급실을 방문하거나 입원하는 환자가 한해 평균 1500명 안팎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기록적인 폭염이 나타났던 2018년엔 이 숫자가 4000명을 상회했다.

질병관리청이 22일 공개한 ‘제1차 기후보건영향평가 결과보고서’를 보면, 2010~2019년 대기 중 오존 농도 상승에 따른 초과 사망은 2010년 1248명에서 2019년 2890명으로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해 평균 2109명이다. 같은 기간 대기 중 오존 농도는 연평균 35.8ppb에서 45.0ppb로 늘었다.

이 추이는 또 다른 대표적 대기오염물질 지표인 초미세먼지 농도 변화와는 상반된다. 대기 중 초미세먼지 농도 관측이 시작된 2015년 이후 초미세먼지 노출에 따른 초과 사망은 한해 2161명씩 발생하고 있지만, 대기 중 초미세먼지 농도는 2015년 26.3㎍/㎥에서 2019년 22.4㎍/㎥로 다소 줄었다.

연구진은 “오존 농도 상승은 기후변화 때문에 가속될 것”이라며 “오존에 대한 관심은 미세먼지에 비해 적은 편이어서 오존이 건강에 미칠 영향에 대한 관심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존은 산소분자(O2)에 산소원자(O)가 결합한 무색 기체로, 주로 햇빛이 강한 낮시간에 생성된다. 눈, 코, 호흡기를 자극하며 폐기능 감소, 소아 폐기능 성장 저해,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 입원·응급실 방문 위험 증가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폭염에 따른 온열질환(장시간 열 노출로 인해 발생한 두통·어지러움·경련·피로감·의식저하 등) 때문에 최근 10년(2011~2020년) 동안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는 연평균 1537.2명, 입원한 환자는 연평균 1487명이다. 사망자는 연평균 61.2명이다. 다만 연구진은 “온열질환뿐 아니라 모든 사망에 대한 폭염의 영향을 추정했을 때는 지난 10년간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연평균 211명으로 추산됐다”고 밝혔다.

특히 연중 폭염일수가 31일로 연평균(14일)에 비해 2배 이상 많았던 2018년엔 응급환자가 4526명, 입원환자가 4035명 발생했다. 사망자도 170명으로 연평균치의 3배 가량 많았다.

한파에 따른 한랭질환(추위가 직접적 원인이 된 저체온증·동상·동창 등) 응급환자 역시 2018년에 가장 많았다. 한파일수가 12일로 연평균 5.8일의 2배 이상 많았던 해다. 한파 관련 응급감시체계가 가동된 2013~2020년 중 2017년 12월~2018년 2월 사이 한랭질환 응급환자가 631명으로 가장 많았다. 연평균으로는 426.4명이다. 2010~2019년 한랭질환 사망자는 연평균 218.7명, 입원환자는 연평균 783.9명 발생했다.

연구진은 기후변화가 감염병에 미치는 영향도 조사했지만 불명확하다고 결론내렸다. 감염병 매개체가 되는 모기 증가에 따른 뎅기열·웨스트나일열 증가를 확인했으나 모두 해외유입 사례였고, 진드기 매개체 감염병은 지속해서 보고되고 있으나 기후변화 관련성을 입증하지 못한 상황이다. 다만 노로바이러스 감염병 등 장 감염질환의 인구 1000명당 발생 수가 2010년 6.1명에서 2019년 10.1명으로 증가했는데, 연구진은 “기후변화로 인한 장 감염질환의 변동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밝혔다.

기후보건영향평가는 2017년 보건의료기본법 개정에 따라 5년마다 기후변화에 따른 기온·대기질·감염병 변화와 건강 영향을 조사·평가하는 작업으로, 결과보고서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제1차 기후보건영향평가 결과보고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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