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직 4명 중 1명 “코로나 유행 탓”

허남설 기자

서울대 유명순 교수팀 분석
572명 중 28% “직간접 영향”

조사대상 체감실업자의 30%
“최근 1년, 극단적 선택 생각”
팬데믹 이후 정신건강 심각

실업자 4명 중 1명 이상은 실직이 코로나19와 직간접적으로 관련 있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코로나19 확산 이후 삶의 만족감이나 주관적으로 보는 건강 상태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실업자 비율이 유의미하게 늘었다.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거나 실제 시도했다는 비율도 작지 않아 이들의 정신건강 관리에 경보를 울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연구팀이 18일 공개한 ‘코로나19로 인한 실직의 경험과 건강 영향’ 조사 결과를 보면, 실직을 경험했다는 572명에게 코로나19 상황과의 관련성을 묻자 28.4%(‘직접적으로 관련 있다’ 13.5%, ‘간접적으로 관련 있다’ 14.9%)가 관련이 있다고 답했다. 이 중 여성이 31.2%로 남성(25.2%)보다 많았다.

이 조사는 (주)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11~20일 국내 만 18세 이상 체감실업자 717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웹·모바일 조사로 표준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다. ‘체감실업자’란 주 36시간 미만 시간제 근로자로 추가 취업을 희망하거나, 경제활동을 하지 않지만 취업 의지가 있는 경우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삶에 어느 정도 만족하는지’를 0~10점으로 나타내는 삶의 만족도 문항에선 코로나19 전후 차이가 뚜렷했다.

코로나19 이전엔 5.28점, 코로나19 이후엔 3.39점이었다. 응답 비율을 보면 ‘만족하지 않음(0~4점)’은 코로나19 이전 23.1%에서 이후 63.3%로 증가했고, ‘만족함(6~10점)’은 이전 41.0%에서 이후 12.5%로 감소했다.

‘전반적인 건강상태는 어떤지’를 1~7점으로 나타내는 주관적 건강 문항에선 ‘나쁘다(1~3점)’ 응답이 코로나19 이전 15.2%에서 이후 41.7%로 증가했고, ‘좋다(5~7점)’ 응답이 이전 40.5%에서 이후 23.9%로 감소했다. 평균 점수는 코로나19 이전 4.48점에서 이후 3.78점으로 떨어졌다.

특히 30.5%는 지난 1년간 심각하게 극단적 선택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6%는 극단적 선택을 계획한 적이 있고, 6.3%는 실제 시도했다고 답했다.

연구진은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는 수준 차이를 점수로 따졌을 때, 여성(0.61점), 고졸 이하(0.70점), 코로나19 관련 실직(0.63점) 등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았다고 밝혔다.

유명순 교수는 “체감실업자의 정신건강 상태는 심각한 수준”이라며 “2년 넘게 지속된 팬데믹은 사회 취약층에게 더욱 가혹했기 때문에 더 적극적·장기적인 회복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조사 결과”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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