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학회 “고령의 간암 환자도 다양한 치료로 완치 가능”

박효순 기자

매년 2월 2일은 대한간암학회 (회장 임현철,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교수)가 제정한 간암의 날이다.

이날 저녁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임현철 회장은 “저출산과 고령 인구 비율이 18.4%에 이르는 고령화 사회가 본격화됨에 따라 간암 환자도 고령화되고 있는 시점”이라며 “안전하고 적절한 치료의 적용에 대한 고민과 해법이 필요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간암학회 김도영 기획이사(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고령의 간암 환자에서도 최근 발전한 치료법을 적용하면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를 이용한 대규모 연구에서 간암의 연령표준화 발생률이 전체 연령에서는 감소한 반면, 80세 이상에서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간암학회 간암등록사업위원회의 무작위 간암등록사업 자료 분석에서도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새롭게 간암으로 진단받은 1만 5186명의 환자 중 65세 이상 고령 환자는 38.4%였다. 고령환자의 생존율은 1년 55.5%, 2년 39.2%, 5년 12.8% 였다.

간암학회 “고령의 간암 환자도 다양한 치료로 완치 가능”

간암등록사업 자료 분석을 보면, 고령 간암 환자는 비고령 환자에 비해 동반 질환이 유의하게 많아 34.8%에서 당뇨(비고령 21.0%), 52.4%에서 고혈압(비고령 23.8%)이 있었고, 신장기능과 간기능 또한 저하되어 있었다. 고령에서는 비고령에 비해 B형간염 관련 간암이 차지하는 비율이 29.7% 대 68.1%로 적었다. 하지만 C형간염 (18.1% 대 6.1%), 알코올 간질환 (16.8% 대 7.9%) 및 기타 간질환 (28.0% 대 10.0%) 관련 간암은 더 높았다.

고령 간암 환자는 비고령 환자에 비해 간암 진단 후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25.5% 대16.9%). 특히 혈관 침범이나 간외 전이를 동반하는 진행성 간암의 경우 치료를 받지 않는 고령 환자가 40.2%였다(비고령 21.4%). 간절제나 고주파열치료술로 완치가 가능한 조기 간암에서도 비고령 환자에 비해 고령 환자는 국소 치료인 경동맥화학색전술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83.8% 대 68.4%).

간암학회는 “이와 같이 고령 간암 환자에서 치료를 받지 않거나 덜 침습적인 치료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으나 최근 간암 환자의 기대 수명 증가로 이러한 치료 경향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적극적 간암 치료는 연령과 무관하게 생존율 향상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고령이라는 이유만으로 치료를 포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간암등록사업 자료 분석에서도 치료를 받은 고령 환자들의 생존율은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유의하게 높아 적극적 치료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간암학회의 간암등록사업 자료 분석뿐 아니라 외국의 다른 연구에서도 고령과 비고령 간암 환자의 치료 성적에는 차이가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다수의 동반 질환을 가진 고령의 환자에서도 근치적 치료법인 수술이나 고주파열치료술 후의 생존율이 비고령 환자에서와 차이가 없었을 뿐 아니라, 조기 간암을 지난 병기에서도 경동맥화학색전술이나 방사선치료, 면역항암제 치료 후의 생존율에서 고령과 비고령 환자 사이에 차이가 없었다.

간암학회는 “수술 기법과 수술 후 관리의 향상으로 고령 환자도 안전하게 간 절제를 받을 수 있으므로, 간기능과 전신 상태가 좋은 고령 환자에서 수술적 치료를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여러 연구에서 고주파열치료술 후 합병증 발생 빈도가 고령과 비고령 환자에서 차이가 없으므로, 수술적 절제가 여의치 않은 고령 환자에게 이 국소치료를 적용할 수 있다”고 했다.

간암학회에 따르면, 경동맥화학색전술은 연령에 따른 합병증 발생률에 차이가 없으므로, 고령 환자에서도 시행할 수 있으나 종양이 크거나 개수가 많은 경우 시술 후의 합병증이나 안전성을 고려하여 방사선색전술을 시행할 수 있다. 간암에서 체외 방사선치료의 역할이 점차 확대됨에 따라, 실제 많은 고령 환자들이 안전하게 방사선치료를 받고 있다. 과거 진행성 간암을 진단받은 고령 환자들 중 상당수가 치료를 포기한 것은 안전하고 효과적인 전신치료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기존 치료법의 발전, 방사선색전술이나 면역항암제 등 새롭고 효과적이며 안전한 치료법의 도입으로 고령의 간암 환자에서도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면 비고령 환자들과 유사한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윤상민 홍보이사(서울아산병원 방사선종양학과)는 “연령에 관계 없이 각 환자의 위험도를 면밀히 평가하여 적합한 치료를 시행할 경우 안전하고 효과적인 결과를 얻음으로써 예후를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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