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인턴 96% 임용등록 안 해…“전공의 5년 이상 공백” 전망

김향미·김태훈 기자

합격자 3068명 중 131명 등록

올 대형병원 인력 부족 불 보듯

전문의 배출 시스템 차질 우려

올해부터 병원에서 인턴으로 수련할 예정이던 예비 전공의들의 임용 등록이 마감됐지만 실제 등록 비율은 4.3%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의사 인력 수급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3일 “올해 각 수련병원 인턴 합격자들로 지난 2일까지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임용 등록을 마쳐야 하는 3068명 중 131명만 등록했다”고 밝혔다. 2937명은 올 상반기 수련이 불가능해졌다는 얘기다. 지난 2월 수련 중이던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내고 병원을 떠날 무렵, 신규 인턴 합격자들도 임용포기서를 병원 측에 제출했다. 정부가 신규 인턴들에게 임용 등록을 해달라고 촉구했지만 당사자들은 요지부동이었다.

전공의는 의사면허를 따고 전문의 자격 취득을 위해 수련 중인 인턴·레지던트를 가리킨다. 인턴은 1년간 진료과목별로 수련을 돌며 전공할 진료과목을 탐색한다. 이후 전공 진료과목을 선택해 레지던트 3~4년을 거쳐 전문의가 된다.

이들은 피교육자 신분이지만 진료도 한다. 신입 인턴은 진료보다는 수련 비중이 크지만, 상반기 수련을 거치고 나면 병원에서 일정 진료 업무를 담당한다. 전공의 비중이 높은 대형병원들은 올해 당장 의사 인력 공백이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의료계는 장기적으로 전문의 수급 차질까지 이어지는 상황을 우려한다.

서울 ‘빅5’(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 병원의 한 관계자는 “문제는 인턴에서 레지던트로, 레지던트에서 전임의·전문의로 인력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던 시스템이 중단됐다는 점”이라며 “다음 인턴 수련이 시작될 때까지 인력이 부족한 상태가 지속된다는 것인데 이 기간이 길어질수록 문제는 누적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다른 수련병원 관계자도 “올해 인턴이 없으면 내년 레지던트 지원자도 없게 돼 (수련병원에선) 향후 5년 이상 인력 공백이 생기는 것”이라고 했다.

정부도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향후 (전문의 수급 차질) 사태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해선 정부가 다른 방법이 있는지 추가 검토를 하도록 하겠다. 지금으로서는 명확하게 말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로 대형병원들이 피교육자인 전공의 인력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문제가 또다시 확인됐다. 전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은 “수련병원들이 지금 비상경영에 들어가고 있지만 과거 전공의들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수익을 많이 내왔다. 병원들이 소속 구성원들에게 피해를 전가하지 않는 방향으로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정부가 부적절하게 건강보험 재정까지 들여 응급·중증질환 진료에 가산해 지원하고 있는데 전문의를 더 고용하지 않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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