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방해” 비난 주고받는 의정···병원 노동자들 “강대강 대치 언제까지”

민서영 기자
1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관계자 등이 조속한 진료정상화·올바른 의료개혁 촉구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관계자 등이 조속한 진료정상화·올바른 의료개혁 촉구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와 의료계가 서울고등법원의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에 대한 항고심 결정을 앞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의료계는 의대 증원 관련 회의록과 위원회 명단과 관련해 국무총리와 보건복지부 차관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하고, 정부는 의료계의 압박 행태를 비판했다. 수련병원 노동자들은 의료계와 정부 모두 강대강 대치를 멈추고 진료 정상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소송대리인인 이병철 법무법인 찬종 변호사는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와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업무 방해, 허위 사실 유포 등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했다.

이 변호사는 정부가 의대 증원을 논의한 회의록의 존재 여부를 두고 말을 바꿔 허위사실을 유포했고, 정원 배정심사위원회의 위원 명단을 익명 처리한 뒤 법원에 제출하기로 하고 실제로 제출하지 않아 공무집행 등을 방해했다고 주장한다. 이 변호사는 “재판 방해는 정부가 하고 있다”며 “정부는 즉각 배정심사위원회 명단과 발언 내용을 공개하라”고 말했다.

이번주 서울고등법원의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 항고심 결정을 앞두고 의료계는 정부가 법원에 제출한 회의록을 언론에 공개하는 등 ‘장외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공개된 회의록에서 대한종합병원협의회가 정부에 3000명 의대증원을 제안한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의사들은 이 단체 임원들 명단을 커뮤니티에 공개하며 공격하는 모습도 보였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협의회의 회장이 원장인) 용인 신갈 강남병원의 의료법,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법, 의료사고, 근로기준법 위반, 조세포탈, 리베이트, 기구상 수술 등 사례를 의협에 제보해 주시기 바란다”고 글을 올렸다.

복지부는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회의 후 보도자료를 내고 “의사단체가 단체 내부의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방을 압박·공격하는 일부 관행은 즉시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의대정원 배정위원회 명단 비공개와 관련해선 “위원들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보호하고, 향후 관련 위원회에서의 자유로운 토론이 보장되도록 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했다.

1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관계자 등이 조속한 진료정상화·올바른 의료개혁 촉구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관계자 등이 조속한 진료정상화·올바른 의료개혁 촉구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공의 이탈 후 의료공백이 85일째 이어지자 수련병원 노동자들은 ‘진료 정상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조속한 진료정상화와 올바른 의료개혁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최희선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수술환자, 응급환자들이 치료받지 못해 죽어가고 있다. 지금은 걸려도 안 되고 사고나서 다쳐서도 안 된다며 하루하루 불안해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최전선에서 국민생명을 살려냈던 전담병원들이 토사구팽 당하고 진료기능이 붕괴돼 존폐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전공의와 전문의, 의대교수들은 의대 정원 확대를 무산시키기 위한 진료거부와 휴진, 집단사직 등 집단행동을 즉각 중단하고 환자 곁으로 돌아가 조속한 진료 정상화에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정부에 대해선 “더 이상 의사들을 악마화하거나 굴복의 대상으로 압박해서는 안 된다”며 “강대강 대치를 더 이상 장기화하지 말고 조속한 진료 정상화를 위한 합의점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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