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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발표부터 법원 결정까지 101일, 의대증원 어떻게 진행됐나

최서은 기자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 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의사 단체의 집단행동이 예고된 가운데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오가고 있다. 조태형 기자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 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의사 단체의 집단행동이 예고된 가운데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오가고 있다. 조태형 기자

정부가 지난 2월 6일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한 지 101일째에 내년도 의대 증원이 사실상 확정됐다. 정부와 의료계가 대화에 이르지 못하고 ‘강대 강 대치’를 이어가는 동안 환자들의 불안, 남아서 병원을 지키는 의료진의 불안과 희생이 이어졌다. 대형병원들이 경영난을 맞으면서 병원 노동자들의 일자리도 위협받는 상황이 됐다.

의·정 갈등은 지난 2월6일 정부가 2025년도 대학입시에서 의과대학 정원을 현원보다 2000명 증원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정부는 지역·필수의료 분야 위기 해소를 위해 ‘의사인력 확충’이 필수적이라면서, 2035년까지 최대 1만명의 의사인력을 확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료계는 총파업 등 집단행동을 예고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대형병원의 핵심 인력인 전공의들이 정부 발표 2주만에 잇따라 무더기로 사직서를 내며 병원을 떠났고, 의대생들은 집단 휴학에 돌입했다.

의료계 집단행동에 정부도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정부는 의료 현장을 이탈한 전공의들에게 업무 개시 명령과 진료 유지 명령을 내렸고, 이에 불응할 경우 ‘구속수사’ 및 ‘기소’ 가능성을 거론하며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가 2월29일을 ‘마지노선’으로 복귀 날짜를 통보했음에도 전공의들이 돌아오지 않자 정부는 실제로 전공의들에 대한 면허 정지 절차에 들어갔다.

정부의 강경책에 의대 교수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교수들은 당초 정부와 의사단체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처해왔다. 그러나 정부가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에 나서고 의대 증원을 강행하는 분위기가 확산하자 의대 교수들도 집단행동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의대 교수들이 지난 3월25일부터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기 시작했고, 일부 교수들은 정부 조치에 항의하며 삭발했다.

정부도 물러서지 않았다.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과 박명하 조직강화위원장 등 의협 간부에 대해 4월15일부터 3개월 간 면허 정지 처분이 내려졌다.

4·10 총선을 앞두고 의료계는 정권 퇴진 운동까지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신임 의협 회장으로 강경파인 임현택 전 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이 당선되면서 강경 대응 기조는 더 심화됐다.

총선 이후에도 의·정 갈등의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자 정부는 내년도에 한해 증원 인원의 50~100% 범위에서 각 대학이 신입생을 자율적으로 모집하도록 허용했다. 정부가 대학에 일부 재량권을 주면서 증원 규모는 당초 2000명에서 500명 가량 줄어들어든 1500명 규모로 결정됐다.

의대증원 추진 일지. 연합뉴스 사진 크게보기

의대증원 추진 일지. 연합뉴스

법원이 정부에 2000명 증원 근거 자료를 제출하라고 하면서 의료계에선 법원이 정부의 증원 추진에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왔지만 법원도 의대 증원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의·정 갈등으로 의료 공백이 장기화하면서 병원들의 경영난도 심화되고 있다. 주요 병원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고 서울아산병원은 지난달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도 했다. 경희의료원도 경영난으로 직원 급여 지급 중단과 희망퇴직 등을 고려하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가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는 동안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과 국민의 몫으로 돌아갔다. 의료 공백이 이어지면서 현장에서는 제때 수술이나 응급처치를 받지 못하는 환자들의 사례가 속출했다. 한국백혈병환우회를 비롯한 9개 환자단체로 구성된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정부나 의료계가 한치의 양보도 없는 상황에서 환자들이 피해를 입었다”면서 “환자, 국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상태를 그대로 두고 정부, 의료계가 각자 주장만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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