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복귀 파악에 속도내는 정부…“하반기 신청 안하면, 내년도 전공의 정원 감원” 병원 압박

최서은 기자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전공의 복귀를 촉구하는 인쇄물이 붙어 있다. 성동훈 기자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전공의 복귀를 촉구하는 인쇄물이 붙어 있다. 성동훈 기자

정부가 각 수련병원에 이달 15일까지 전공의 사직·복귀 여부를 확정지을 것을 요청하면서 이에 따르지 않을 경우 내년도 전공의 정원을 줄이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9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 등의 취재를 종합하면 복지부는 전날 전국의 수련병원에 공문을 보내 “7월15일까지 소속 전공의의 복귀/사직 여부를 확인해 결원을 학정하고, 17일까지 수련환경평가위원회로 24년도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인원을 신청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요구사항을 이행하지 않으면 내년도 전공의 정원 감원 등이 이뤄질 수 있다”고 명시했다. 오는 9월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앞두고 정부가 ‘전공의 정원 감축’을 들어 사실상 각 수련병원을 압박하는 것이다.

복지부는 법적 근거로 ‘전문의 수련 및 자격 인증 등에 관한 규정’ 제15조를 들었다. 복지부 장관은 수련병원 또는 수련기관의 장에게 전공의의 수련에 필요한 지시를 하거나 연도별 수련과정 이수 등 수련상황을 감독할 수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정부가 각 병원에 전공의 복귀를 위한 노력과 조속한 사직서 수리를 요구해왔는데, 네달 가까이 병원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끌고 있다”며 “이번이 9월 전공의 모집을 위한 마지막이기 때문에 병원들에 조치를 촉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병원마다 전공의 비율을 줄여가겠다고 한 것과도 맞닿아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전국의 수련병원들은 이날 지난 2월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의 사직서를 2월29일자로 일괄 수리하는 방안을 정부에 요구하기로 했으나, 보건복지부는 “불가능하다고 계속 입장을 밝혀왔다”며 안 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부는 전날 전공의들의 복귀 여부와 상관 없이 모든 전공의들에 대한 행정처분을 철회하고, 사직 후 9월 전공의 모집에 응시하는 전공의들에게 특례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금도 대다수의 전공의들 사이에서 복귀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8일 기준 211개 수련병원 전공의 전체 출근율은 8.0%다. 또 레지던트 사직 인원은 전체 1만506명 중 65명으로, 0.62%에 불과하다.

한 사직 전공의는 “의대 증원 원점 재논의 등 근본적인 것들이 해결되지 않았다”라며 “(전공의들 미복귀) 대세에는 크게 영향이 없을 것”이라면서 “주변 전공의들을 확인해봐도 크게 변화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또 복지부 공문과 관련해서도 “모든 책임들을 병원에 떠넘기는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병원들을 압박해서 전공의들을 돌아오게 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크게 효과는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가톨릭의대 등 전국 34개 의대 교수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정부는 여전히 행정처분 ‘취소’가 아닌 ‘철회’를 말하고 있다”며 “정부의 사직 수리 금지 명령과 업무 개시 명령은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인 조치였으므로 철회라는 꼼수 대신에 지금이라도 취소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김현아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부회장은 “이미 손을 댈 수도 없이 망가진 상태로, 백약이 무효하다”며 “전공의들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걸로 돌아올 것 같았으면 문제가 이렇게까지 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정부는 책임을 진 적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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