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전공의 모집 마감 ‘디데이’…전공의는 요지부동

최서은 기자
의대 입학정원 확대를 놓고 의정 갈등이 이어진다. 지난 30일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내원객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정효진 기자

의대 입학정원 확대를 놓고 의정 갈등이 이어진다. 지난 30일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내원객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정효진 기자

전국 수련병원의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31일 마감됐지만 전공의들의 복귀 움직임은 마지막 날까지도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 2월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대부분의 전공의들이 수련병원을 떠난 상황에서 정부의 9월 수련 특례에도 지원자는 극소수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하반기에도 ‘전공의 없는 병원’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전공의를 모집하는 126개 의료기관은 31일 오후 5시 지원서 접수를 마감했다. 이들 수련병원들은 이번 모집에서 인턴 2525명과 레지던트 5120명, 총 7645명의 전공의를 뽑는다.

앞서 정부의 요청에 따라 각 수련병원들은 복귀 의사가 없는 이탈 전공의 7648명을 사직처리했다. 30일 기준 211개 수련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전공의는 전체 1만3756명 중 1193명으로, 8.7%에 불과하다.

전공의 의존도가 높은 서울 ‘빅5’ 병원은 이번 하반기 모집에서 인턴 777명, 레지던트 2087명 등 총 2864명을 모집한다. 서울대병원은 191명, 세브란스병원은 714명, 서울아산병원은 440명, 삼성서울병원은 521명, 서울성모병원 등 가톨릭중앙의료원은 1017명을 뽑는다.

그러나 마감일 전날까지 빅5를 비롯한 다수의 수련병원들에서 전공의 지원자 수는 극소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빅5 병원 관계자들은 한목소리로 현재까지 하반기 전공의 모집 지원자가 거의 없다며 마지막 날까지도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다고 전했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지금까지 지원자가 한명도 없었다”며 “추세로 보아 막판까지도 많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 역시 “아직 집계가 다 끝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거의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공의 없는 병원이 이어질 상황에 대해 “여러 가지 대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아직 외부로 말씀드리긴 어렵다”고 말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전날 기준 2명이 지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병원 측 관계자는 “어제까지 두분이 오시는 걸로 확인됐다”면서 “오늘 갑자기 많은 인원이 지원할 것 같진 않지만, 일단은 가봐야 알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삼성병원 관계자는 “(다른 병원들과) 대동소이하다고 보면 될 것 같다”며 “많이 지원하지 않았다고 전해 들었다”고 했다.

정부는 전공의들의 복귀를 독려하기 위해 동일 연차·과목 복귀가 가능하도록 전공의들에게 9월 수련 특례를 제시했다. 특례에도 전공의들이 돌아오지 않으면서 의료 공백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번 수련 특례 외 추가적인 복귀 유인책은 없다는 입장을 냈다.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를 요구해온 전공의들은 지금도 문제가 해결된 것이 없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이번 모집에도 지원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또 내부에서 복귀하는 전공의들에 대한 ‘블랙리스트’와 ‘낙인찍기’ 등이 이어지는 것도 지원을 꺼리는 분위기를 형성했을 수 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사직 전공의들에 대한 지원을 위해 ‘전공의 진로 지원 TF’를 신설한다. 의협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생계나 진로 등 문제에 직면한 전공의들을 위한 TF를 구성해 대출 연계 프로그램과 구인·구직 등 다양한 진로 지원 제공 프로그램을 활성화시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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