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말기만 되면 비리 연루… 대통령 자녀 잔혹사

백인성 기자

YS 아들 현철씨 2번 구속… DJ 아들 삼형제도 검찰 수사 못 피해

25일 출석한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34)는 특검 조사를 받은 첫 대통령의 아들로 기록됐다.

그러나 수사기관 조사를 받은 대통령의 아들은 시형씨만이 아니다.

13대인 노태우 전 대통령부터 17대인 이명박 대통령까지 5명의 대통령 자녀들이 한결같이 검찰 조사를 받았다. 대통령 친·인척 비리의 심각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가히 ‘대통령 자녀 잔혹사’라고 할 만하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현철씨가 2004년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조사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왼쪽). 김대중 전 대통령의 2남 홍업씨(가운데)와 3남 홍걸씨(오른쪽)도 2002년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고 구속기소됐다. | 경향신문 자료사진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현철씨가 2004년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조사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왼쪽). 김대중 전 대통령의 2남 홍업씨(가운데)와 3남 홍걸씨(오른쪽)도 2002년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고 구속기소됐다. | 경향신문 자료사진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 소영씨(51)는 남편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함께 1993년 20만달러를 밀반입한 뒤 11개 은행에 불법 예치한 혐의로 미국 법원에 기소됐다. 그는 새너제이 법원에서 예치금 몰수와 1년 보호관찰이 붙은 조건부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 1994년에는 서울중앙지검에 소환돼 외화 밀반출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검찰은 “결혼 축의금이었다”는 해명을 받아들여 불기소 처분했다. 노씨 부부는 1년 뒤 밀반출한 자금이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중 일부로 밝혀지면서 대검 중앙수사부의 조사를 또 받았지만 처벌받지는 않았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현철씨(53)는 부친 재임 기간 중 기업인들에게 66억여원을 받고 12억원가량을 탈세한 혐의로 1997년 구속기소됐다. 이후 광복절 특사로 사면·복권됐다. 현철씨는 2004년 17대 총선을 앞두고 조동만 전 한솔그룹 부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20억원을 받은 혐의로 두 번째로 구속기소됐다. 그는 2005년 항소심에서 집행유예가 확정돼 2007년 재차 사면·복권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삼형제도 사정의 칼날을 피해 가지 못했다. 둘째아들 홍업씨는 이용호 G&C그룹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 당시 이권청탁 대가로 47억여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아버지가 재임 중이던 2002년 구속기소됐다. 셋째아들 홍걸씨도 ‘최규선 게이트’에 연루된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36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2002년 구속기소됐다. 큰아들 홍일씨(64)도 아버지 퇴임 뒤 나라종금에서 1억5000만원의 로비자금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정연씨(37)는 지난 8월 대검 중수부에서 조사를 받았다. 정연씨는 2007년 미국 뉴저지 포트 임페리얼아파트를 매수하면서 100만달러를 미국으로 불법 송금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아들 건호씨도 ‘박연차 게이트’와 관련해 2009년 대검 중수부에 참고인 자격으로 두 차례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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