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수법 47차례 빈집털이
아파트 등의 출입문에 많이 설치돼 있는 디지털 도어록(전자잠금장치·사진)이 노끈으로도 간단히 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일대에서 선물포장용 노끈으로 디지털 도어록을 감쪽같이 열고 들어가 금품을 털어온 절도범들이 잡혔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6일 고급 아파트에 침입해 상습적으로 금품을 훔쳐온 혐의(절도 등)로 박모씨(37) 등 2명과 장물업자 이모씨(37)를 구속했다.
박씨 등은 아파트 1층 출입구 근처에 차를 세워두고 잠복하면서 캠코더로 주민들이 현관에서 비밀번호를 누르는 모습을 몰래 촬영해 비밀번호를 알아냈다. 이어 아파트 내부에 침입한 이들은 대형 평수만 골라 전자단자함에 단자연결전화기를 꽂고 대포폰으로 전화를 걸어 사람이 집에 있는지 여부를 확인했다. 지금까지 도어록을 파손하거나 전기충격기를 이용해 현관문을 따고 들어가는 수법은 많았으나 노끈을 이용한 절도는 처음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이들이 사용한 노끈은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실크 소재의 선물포장용이다. 이 때문에 현관문이나 도어록은 멀쩡했고, 지문이나 도구를 사용한 흔적도 남지 않았다.
이들은 집주인의 신고를 피하기 위해 현금보다는 장롱 깊숙이 보관된 패물 등 귀금속만 골라 훔쳤다. 이들은 대포폰 통화기록을 확인하며 끈질기게 추적한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이들은 2011년 5월부터 지난 9월 초까지 부산 해운대·금정·사하구 등에서 47차례에 걸쳐 5억3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