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에게 죄송한 마음 없나’ 질문에 ‘무응답’ 일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7일 15시간의 검찰 조사 끝에 귀가했다. 우 전 수석은 자신이 받고 있는 가족회사 자금 횡령 등 각종 비위 혐의에 대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 대구고검장)은 전날 오전 10시쯤 출석한 우 전 수석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조사는 이날 오전 1시30분쯤까지 진행됐다.
조사를 마치고 검찰 청사를 나선 우 전 수석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늘 검찰에서 있는 그대로 충분히 다 말씀을 드렸다”고 짧게 말했다.
그는 ‘국민에게 죄송한 마음 없나’ ‘민정수석으로 책임감 느끼는 거 없나’ ‘정강 자금 유용 인정하셨나’ 등 쏟아지는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꼿꼿한 모습으로 준비된 차를 타고 검찰청사를 빠져 나갔다.
우 전 수석은 전날 검찰에 출석해 포토라인에 섰을 때도 질문하는 취재진을 노려보는 등 고압적인 태도로 일관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수사팀은 우 전 수석을 상대로 가족회사 ‘정강’ 자금 횡령 의혹, 아들의 의경 보직 이동과 관련한 직권남용 의혹 등을 캐물었다. 우 전 수석은 대체로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본인과 부인 등이 주주인 가족회사 ‘정강’ 자금을 접대비와 통신비 등으로 쓰고 회사 명의로 빌린 고급 외제 승용차 등을 개인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의경에 복무 중인 아들이 ‘꽃보직’으로 통하는 간부 운전병으로 보직이 변경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 전 특별감찰관은 두 의혹을 감찰 조사한 뒤 ‘정식 수사 절차가 필요하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우 전 수석은 아내가 화성땅의 실소유주라는 사실을 숨긴 채 공직자 재산 신고를 하고 ‘주식 대박’ 사건의 진경준(49) 전 검사장의 인사 검증을 부실하게 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30일 화성땅 차명보유 의혹 등으로 고발된 우 전 수석 부인을, 이달 3일에는 그의 장모를 각각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들은 “차명보유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보직 특혜 의혹 당사자인 우 전 수석 아들은 검찰 출석에 불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