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용 가방 갇혔던 9세 아동 끝내 숨져…학대 혐의 40대 엄마 구속읽음

권순재 기자

계모에 의해 7시간 넘게 여행용 가방에 갇혔다가 중태에 빠졌던 초등학생이 끝내 숨졌다.

충남지방경찰청은 지난 1일 심정지 상태로 구조된 뒤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인공호흡기에 의존했던 ㄱ군(9)이 병원 후송 47시간 만인 3일 오후 6시30분쯤 숨졌다고 4일 밝혔다. 의료진은 ㄱ군이 가방 속에 장시간 갇히면서 산소 부족에 따른 장기 손상 등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판단했다. 5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ㄱ군 시신 부검이 진행될 예정이다.

ㄱ군이 숨지면서 아동학대범죄처벌특례법상 중상해 혐의로 구속됐던 계모 ㄴ씨(43)에게는 아동학대치사 혐의가 적용됐다. ㄴ씨는 지난 1일 정오쯤부터 오후 7시25분쯤까지 천안 서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의붓아들 ㄱ군을 여행용 가방에 가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ㄴ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들이 거짓말을 해 훈육 목적으로 여행용 가방 안에 가뒀다”고 진술했다.

조사 결과, ㄴ씨는 가로 50㎝, 세로 70㎝ 크기의 여행용 가방에 ㄱ군을 가뒀다가 아이가 가방 안에서 용변을 보자 또 다른 여행용 가방(가로 44㎝, 세로 60㎝)에 옮겨 가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엘리베이터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 ㄴ씨가 ㄱ군이 가방에 갇혔던 시간인 낮 12시13분부터 오후 3시20분까지 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ㄱ군의 친부는 당시 일 때문에 다른 지역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ㄴ씨는 이번 사건 외에 지난달 ㄱ군을 학대한 정황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었다. ㄴ씨는 지난달 5일 머리를 다친 ㄱ군을 데리고 병원을 찾았다. 당시 ㄱ군 몸에서 멍 자국을 발견한 의료진은 경찰에 아동학대 의심신고를 했다. ㄴ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가 잘못을 저질러 체벌했고, 같은 잘못을 저지른 아이들(친자녀 2명)도 함께 때렸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달 ㄱ군을 상담했던 아동보호전문기관으로부터 상담기록을 넘겨받아 살펴보고 있다”며 “ㄱ군의 친부에 대해서도 학대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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