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범람했던 강원 철원군 한탄강 지류인 한탄천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침수 피해를 입고 한때 대피했던 민간인통제선(민통선) 인근 마을 주민들이 속속 복귀해 응급복구에 나서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2시쯤 범람했던 한탄천의 수위는 6일 새벽부터 크게 낮아지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철원군 갈말읍 정연리와 동송읍 이길리 마을 주택가에 들어차 있던 물도 대부분 빠졌다.
저지대의 일부 농경지만 침수된 상태다.
전날 생필품과 옷가지만 챙겨 겨우 몸만 피신했던 주민은 6일 새벽부터 마을로 복귀해 침수됐던 주택의 파손 여부를 살피며 가재도구 정리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임성빈 정연리 이장은 “한탄천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주택가의 물은 모두 빠졌다”며 “전기가 끊어지면서 한동안 작동하지 않던 배수 펌프장도 정상 가동되기 시작해 농경지의 물도 곧 빠질 것 같다”고 밝혔다.
이 마을 주민들은 “한탄천 범람 당시 이장의 안내에 따라 모두 빨리 대피해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비가 계속 오고 있어 복구작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마을회관과 체육관 등으로 대피했던 철원군 갈말읍 동막리와 김화읍 생창리, 철원읍 율이리·대마리 주민 대부분도 이날 자택으로 복귀했다.
엿새 동안 최대 755㎜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강원지역에서는 지난 5일 밤 하천 범람 우려 등으로 춘천·원주·속초·철원·화천·양구·인제·영월 등 8개 시군의 668가구 1227명이 임시대피 했었다.
강원도 관계자는 “임시 대피했던 주민들이 6일 오전 대부분 복귀해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시간당 30~50㎜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돼 재해우려지역에 대한 예찰활동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집중호우가 이어지면서 침수 등 각종 비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강원도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이재민은 54세대 105명으로 늘었다.
주택 피해는 전파 1채, 반파 2채, 침수 54채 등 57채로 잠정 집계됐다.
농경지 265.2㏊와 축사 11동 등 축산 시설도 23곳도 침수되거나 유실됐다.
낙석 토사유출로 인한 도로 피해도 31건에 달했고, 산사태도 28건이 발생해 산림 2.85㏊가 유실됐다.
강원 영서 북부지역에 많은 비가 내리자 북한강 수계 댐도 방류량을 늘리며 수위 조절에 나서고 있다.
화천댐은 16개 수문을 열고 초당 3800t을 방류 중이고, 춘천댐은 초당 4730t을, 의암댐은 초당 1만여t의 물을 하류로 흘려보내고 있다.
3년 만에 수문을 개방한 소양강댐도 이날 오전 수문 5개 열고 초당 2500여t 가량을 방류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50분 소양강댐의 수위는 192.41m로 홍수기 제한수위인 190.3m를 초과한 상태다.
앞서 소양강댐은 2017년 8월 25일부터 27일까지 사흘간 소양강댐의 수문을 열고, 초당 1000~1500t의 물을 방류한 바 있다.
1973년 완공된 소양강댐은 그동안 모두 14차례에 걸쳐 수문을 열고, 방류를 실시했었다.
기상청은 오는 7일까지 강원 영서지역에 30~120㎜ 가량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